국가지도집 3권 2021

사회적 관계와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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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급속한 변화를 겪어왔으며, 이러한 변화가 사람들의 사회적 인식과 행동에 반영되고 있다. 흥미로운 몇 가지의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한국인의 사회 의식의 단면과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 부양에 대한 태도 역시 빠르게 변화되어 왔다. 즉, 과거 전통적인 유교 사상에 기반한 가족 부양 중심의 문화에서 최근에는 부모 부양을 가족과 정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두드러진다.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전국적으로 20 - 30% 정도로 조사되었다. 특히 이러한 인식은 최근 5년간 모든 시  도에서 공통적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이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유교적 인식 역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유가 있으면 이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시  도에 따라 13 - 20% 정도의 비율을 보인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혼해서는 안 된다는 사람의 비율은 6 - 14%의 비율을 보이는데, 최근 2016년 - 2020년의 5년간 이 비율은 대부분의 시  도에서 1 - 4% 정도씩 감소하였다.

결혼에 대한 견해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비율은 시  도에 따라 46 - 59%의 분포를 보인다. 결혼을 하지 않아도 좋다고 여기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2.4 - 5.1%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2016년에서 2020년까지 5년간 최대 3% 증가하였다.

한국 사회의 불안 요인에 대한 설문에서도 세대별 차이가 감지되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반면에 노년층은 국가 안보, 신종 질병 등이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경제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연령대인 20 - 50대에서 빈부 격차 및 경제적 위험을 주요 사회 불안 요인으로 꼽고 있다.

직업 선호의 경우 대기업에 대한 선호는 중학생에 비해 고등학생 및 대학 재학 이상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에 공기업 취업의 경우 대학 재학 이상일수록 선호도가 높았다. 또한 대다수의 청년 및 청소년층은 국가 기관 취업을 가장 선호하며, 특히 여성의 경우 국가 기관이나 공기업 등의 직장을 더욱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국가기관과 공공 기관의 취업 선호가 50%에 육박하는 현실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함을 드러내는 현상 중 하나이다.

한국인의 사회적 생활은 과거 가족과 마을 위주 공동체에서 도시적 생활 양식으로 급격하게 변화해 왔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과거의 사회관계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사회 참여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친목 및 사교 단체와 함께, 종교 및 취미 기반 활동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시민 사회단체에서 활동하거나 정당 및 이익 단체에 가입하는 경우도 많아졌으며, 지역 사회 활동도 많아지고 있다.

또한 시민의 권리와 주장을 표현하기 위해 투표나 정당 참여 등의 제도화된 정치 활동 이외에도 직접 목소리를 내거나 집회에 참여하는 활동도 지속되고 있다. 과거 민주주의의 쟁취와 노동권 보장을 위주로 했던 집회나 시위의 내용이 환경, 여성 인권, 지역 개발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집회의 형태도 시위나 행진과 함께 문화제 등의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의 종교는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어 왔다. 전통 시대에는 유교와 불교가 삶의 가치와 태도에 큰 영향을 미쳤고, 전통 종교 역시 민초들의 삶을 위로하며 일상생활 속에 널리 퍼져 있었다. 조선 시대 후기 유입된 기독교는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급격하게 교세를 확장하여 왔으며, 개신교와 천주교는 불교와 함께 가장 많은 신도 수를 보유한 종교가 되었다. 기독교의 경우 개신교의 급속한 교세 확장은 1995년까지 지속되었으나 2010년대 들어 증가율이 감소하였으며, 천주교와 불교의 경우 최근 감소세를 보여 왔다. 종교의 분포에서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종교가 없는 사람들의 급격한 증가로, 이는 종교 단체와 종교 생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증가를 대변한다. 종교별 인구의 구성은 지역적으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과 서남권의 경우 개신교와 천주교의 비중이 높은 반면 동남권의 경우 불교 인구의 비중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