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3권 2021

음식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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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은 다양하고 고유한 음식 문화를 발달시켜 왔다. 탄화된 곡물 등에서 농경 문화의 기원을 찾을 수 있고, 해안가에서 발견되는 조개무덤 및 낚시 도구 등은 해산물을 채집하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한민족의 음식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곡류는 쌀이었다.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처럼 쌀은 탄수화물의 주된 공급원이었기 때문에 벼를 재배하기 위해 개간과 용수 공급에 힘써 왔다. 고대부터 건설되어온 곳곳의 저수지는 이러한 벼농사의 오랜 전통을 보여준다. 1960 - 1970년대의 혼분식 장려 운동으로 빵과 면류의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그 결과 쌀과 보리 대신 쌀과 밀이 한국인이 주로 소비하는 곡물이 되었다. 특히 밀의 소비는 계속 증가하여 현재 한국은 다량의 밀을 수입하여 소비하고 있다.
 

최근 식생활의 급격한 변화 및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쌀 소비량 또한 감소하는 동시에 잡곡 소비가 증가해 왔다. 주요 식품을 곡류, 채소 및 과실류, 수산물 및 육류로 나누어 살펴보면, 현대 한국인은 곡류를 점점 덜 소비하는 반면 채소 및 과실류, 수산물 및 육류는 점점 더 소비하고 있다.

한민족의 음식 문화 특징 중 하나는 발효 식품의 발달이다. 김치는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 음식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채소를 발효시켜 저장함으로써 겨울에도 충분한 채소류를 섭취할 수 있었다. 또한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다양한 장류 또한 발효 식품의 일종으로,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을 가정마다 발효시켜 소비하는 전통이 있었다. 최근에는 도시화가 두드러지고 외식이 증가함에 따라 특히 도시 지역에서는 김치와 장류를 구매하여 소비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으며, 발효 식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곳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식이 세계 각지에서 각광받으며 김치와 고추장 등 대표적인 발효 식품에 대한 세계적 인지도가 더불어 증가함에 따라 한국의 발효 식품은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인이 찾는 음식이 되었다.

한국의 다양한 식문화는 오랜 역사와 뚜렷한 사계절, 지역의 고유한 음식의 전통이 결합된 결과이다. 한국은 지역마다 다양한 음식 문화가 발달하였는데, 지역별로 혹은 가정별로 매우 독특한 식재료와 조리 방법이 존재하여 전통으로 계승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국가에서 온 이민자 및 외국인 체류자들이 증가하여 다양한 외국의 음식이 소개되고 판매되고 있다. 또한 외국 식문화를 한국의 식문화와 접목시키고자 하는 시도 또한 증가하면서 변형된 한식 문화가 나타나기도 하는 등 식문화가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식 목적으로 주로 소비되는 농축수산물 및 곡류뿐 아니라 후식 및 간식 등으로 소비되는 과자, 그리고 차와 커피, 주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재료 및 가공식품을 수입하고 있다. 곡류의 경우 밀, 옥수수, 콩의 수입이 많다. 식용 밀의 경우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등의 일부 국가로부터 매년 많은 양을 수입하고 있으며 사료용 밀은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를 비롯한 국가에서 주로 수입하고 있다. 쌀의 경우, 식생활 문화의 변화로 인해 자급이 가능하지만 의무 수입 물량 때문에 중국, 미국 등 여러 나라로부터 수입되어 가공용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 대두를 비롯한 콩은 미국 및 브라질 등지에서, 옥수수는 세르비아, 미국, 브라질 등의 국가에서 수입되고 있다.

과자류의 경우 빵류 혹은 시리얼로 수입되어 식사 대용으로 소비되기도 하며 주로 후식 및 간식으로 섭취되며, 그 종류에 따라 수입이 특화된 국가가 다르다는 점이 눈에 띈다. 비스킷, 스낵, 파이나 빵류 등의 경우 중국에서 수입되는 과자류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캔디류의 경우 독일, 에스파냐, 벨기에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껌류의 경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의 수입이 두드러진다.

또한 커피 수입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는 커피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기후가 아닌 반면, 우리나라의 커피 소비량은 전 세계 평균을 훨씬 웃돌며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커피의 수입량과 수입액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브라질과 중남미,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국가들,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 많은 커피 원두가 수입되고 있다.

한국인의 식품 소비 패턴은 농축수산물의 수입 개방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쌀을 제외하고는 매우 낮은 편이며, 매년 많은 양의 농축수산물이 수입되고 있다. 이러한 수입의 증가는 한국 내 과일 및 채소, 축산물 및 유제품, 수산물의 꾸준한 소비를 촉진하였다.

 

특히 최근 여러 나라와 체결한 무역 협정 등으로 해외 농축수산물의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과일의 경우 바나나, 망고, 파인애플과 같은 열대 과일이 동남아시아 및 일부 중남미 국가 위주로 수입되고 있으며, 자유 무역 협정의 결과 미국과 칠레로부터 오렌지와 포도 등의 수입이 두드러진다. 육류 소비의 증가로 인해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등의 국가로부터 쇠고기 등의 육류 수입이 많으며, 독일, 에스파냐, 오스트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돼지고기 수입이, 네덜란드 등 여러 유럽 국가로부터 우유 및 유제품의 수입이 늘어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수산물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및 러시아,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 그리고 노르웨이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두드러지는데, 이들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수산물 수출국이기도 하다. 채소류는 지리적 근접성 및 가격 경쟁력 등으로 인해 중국산의 수입이 많으며, 품목에 따라 뉴질랜드의 호박, 미국 및 오스트레일리아의 감자 등의 수입이 두드러지며, 자유 무역 협정으로 인한 관세 혜택이 원산지 선택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온라인 상거래는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는 식품 유통, 그중 농축수산물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과거 소비자들은 농축수산물을 주로 전통 시장이나 수퍼마켓에서 구입하였으나, 최근 농가에서 직접 판매하거나 농축수산물을 온라인으로 위탁 판매하는 사업체 및 플랫폼이 증가하면서 농축수산물의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되었다. 특히 COVID - 19 이후인 2020년 한 해 동안 이들 품목의 온라인 판매가 괄목할 만큼 증가하였다.

우리나라는 다양하고 많은 음식점을 거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요리를 판매하는 식당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으며, 최근 다문화 사회의 도래와 관광객의 다변화에 따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일례로 국내 이슬람교도 거주자 및 방문객의 증가로, 한국관광공사에서는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 분류제를 시행하여 할랄푸드 레스토랑 등을 지정하여 홍보하고 있다.

대도시의 중심 업무 지구에서 점심시간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들고 지나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은 도시의 업무 지구의 일상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커피 및 차와 관련한 문화 역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 중 최근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인스턴트커피 및 티백차 위주의 문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유형의 커피와 차를 즐기는 문화의 확산이다. 일례로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커피 전문점 및 밀크티 판매점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카페 간판은 한국 도시의 경관을 이루는 대표적인 모습이 되었다. 또한 카페는 대도시의 중심지뿐만 아니라 주거 지역, 교외 지역 등에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에게 카페는 커피와 차를 마시는 공간에 그치지 않는다. 카페는 사람들을 업무 및 사교 목적으로 만나는 곳이자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여가 및 생활 공간으로서 기능한다. 이와 더불어 COVID - 19 이후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홈카페 문화가 부상함에 따라 집에서 다양한 기구와 방식으로 커피와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