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대한민국의 전통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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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은 한국의 전통적 지리 인식 체계이다. 과거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반도를 이루는 산들의 지형적 특성을 위계 구조를 가진 하나의 연결된 줄기 체계로 인식했다. 18세기 후반, 신경준의 『산경표』는 한반도의 산지 체계가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백두대간 아래 1정간, 13정맥의 단계적 연결줄기로 구성된다고 보았고, 백두대간의 산줄기와 물줄기는 인문과 철학, 문학, 생태를 포함하는 한반도 문화의 기반으로 이해했다.
  산림이 64%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 숲은 대부분 백두대간에 연결된다. 백두대간은 사람의 척추에 비유되는 한반도의 중심 뼈대로서 그것과 함께 반만년의 긴 시간 동안 인간과 자연은 상호 작용을 통하여 문화 생태적 공간과 정신을 이루었다. 그리하여 백두대간 보호 지역 지정은 한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고, 나아가 태평양의 해양 문화와 유라시아 대륙 문화의 연결 고리를 탄탄하게 하는 대륙과 해양 생태계의 상호 의존성을 한반도에서 지키려는 의지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생태 통로를 보호하고 백두대간의 무분별한 개발 행위로 인한 훼손을 방지하여 쾌적한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2005년 9월 백두대간 보호 지역을 지정하였다. 이 지역은 강원도 고성군 향로봉에서 경상남도 산청군 지리산 천왕봉까지 길이 864km, 면적 26만 3천 ha로 우리 국토의 2.6%에 해당한다. 백두대간 보호 지역은 지리산과 덕유산, 속리산,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 등 우리나라 주요 산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500여 개의 산과 봉우리, 고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백두대간 보호 지역은 우리나라의 문화 ·역사적인 측면에서도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주요 산마다 수려한 경관과 불교 문화가 접목된 유래 깊은 사찰이 있고, 국보, 보물 등 유· 무형의 문화재가 산재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보 31점, 보물 273점, 사적 49개소 등 국가 지정 문화재만도 543개소가 있으며, 시·도 지정 문화재 965개, 문화재 자료 523개, 등록 문화재 53개 등이 있다. 특히, 절에 속한 사찰림은 보호 지역의 가치를 유지하고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사찰 935개소 중 173개소(19%)의 전통 사찰이 백두대간에 있으며, 여기에는 일반에게 잘 알려진 백담사(설악산), 월정사ㆍ상원사(오대산), 화엄사(지리산)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사찰에 소속된 사찰림은 보호 지역의 약 6%에 달하는 16,571ha이다.
  백두대간 보호 지역을 지정할 때 다음과 같은 네가지 기준을 적용하였다. 첫째, 백두대간 보호 지역은 핵심 산줄기로서 단절되지 않아야 한다. 둘째, 능선을 중심으로 생태계의 연속성과 연결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핵심과 완충 구역은 수계, 산지 체계, 식생 등 생태적 인자로 그 경계를 정해야 한다. 넷째,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이런 기준과 원칙을 통해 2005년 9월 백두대간 보호 지역 총 263,000ha가 지정 고시되었고, 이를 소유권별로 구분해 보면, 국유림 79%(208,000ha)와 공유림 8%(20,000ha), 사유림 13%(35,000ha)로 구성되어 있다.
  백두대간은 한반도 전체 숲 중 4.2%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많은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현재까지 조사된 바로는 식물 126과 541속 1,248종(3아종, 204변종, 22품종)이 생육하고 있고, 하늘다람쥐, 담비, 삵, 수달 등 23종의 포유류와 12종의 보호조류를 포함한 91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11종의 양서류, 6종의 파충류가 서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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