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있는 생물종은 2015년 현재 45,295종으로 조사되어 있다. 이 중에서 곤충이 전체 자생 생물종의 36.3%(16,447종)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무척추동물(8,167종), 조류(5,382종), 식물(5,349종)의 순이다. 2000년 이전 문헌에서 기록된 종은 총 28,462종이었으며, 2005년 본격적인 조사 및 자료 구축 작업이 진행되면서 그 수가 29,916종으로 늘어났다. 이후 본격적인 생물종 조사 작업의 추진과 더불어 2008년 33,253종, 2011년 38,011종, 2012년 39,150종, 2015년 45,295종으로 등록된 종수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생생물종 수는 자생 생물에 대한 조사·연구가 진행되면서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식물은 온대 지역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풍부한 종 다양성과 높은 특산율을 나타낸다. 관속식물은 약 4,300종으로 양치식물 280종, 나자식물 53종, 피자식물 3,963종이다. 피자식물은 쌍자엽식물 2,910종, 단자엽식물 1,053종이다. 한반도 특산속은 금강인가속(Pentactina), 개느삼속(Echinosophora), 미선나무속(Abeliophyllum), 금강초롱속(Hanabusaya), 제주고사리삼속(Mankyua), 모데미풀속(Megaleranthis) 등이다.
한반도에 생육하는 식물상은 식물종이 다양하고 특산종의 비중이 높은데, 이는 국토가 다양한 자연환경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국토가 다양한 자연환경 요건을 가지게 된 이유는 크게 다섯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돌출된 반도에 위치하여 북위 42° 2´ –33°4´까지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어 다양한 생물을 아우를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가지고 있다. 둘째, 국토의 약 65%를 산지가 차지하고 있고, 남북으로 달리는 주된 산줄기와 가지 산줄기가 서로 이어지며, 서남부에는 발달한 넓은 평야가 있고, 서·남해안에 분포하는 약 4,0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과 습지 환경 등 지형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셋째, 한
반도의 기후는 제주도의 연평균 기온 16℃로부터 북부 산악지 5℃까지 기온 범위가 넓고, -45℃에 이르는 백두산의 겨울 최저 기온으로부터 대구의 40℃에 달하는 여름 최고 기온과 같이 지역별 기온의 차이가 크다. 또한, 제주도와 남해안 지방의 연강수량 1,700mm부터 북부 지방의 950mm에 이르는 강수량의 지역별 차이가 크고, 제주도의 난대에서 북한 고산대의 한대까지 다양한 기후대가 나타나는 등 기후적 다양성이 크다. 넷째, 한반도는 지진이나 화산 활동이 심하지 않았고, 신생대 제4기 빙하기 동안에도 유럽, 북미와 같은 대규모의 빙하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생대 제3기 식물을 포함한 많은 생물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아울러 복잡한 기반암과 지층 발달로 토양층이 다양한 것도 생물의 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다섯째, 한반도는 지금보다 기후가 한랭했던 제4기 플라이스토세 빙하기에 유라시아 대륙과 일본 열도를 연결하는 생물의 이동 통로와 피난처로 이용되어 식물종이 매우 풍부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