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토양 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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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는 화강암, 화강편마암 등의 분포비율이 높기 때문에 토양 조성면에서 사질 토양의 분포가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지형 및 기후적인 측면에서도 산지가 많고 여름철의 집중 호우, 겨울철의 결빙 작용 등 기후의 계절적인 차이로 인해 조립질 토양과 쇄설성 토양이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토양 내의 유기물 함량과 토양 산도(pH)가 낮고, 토양 내의 영양 염류들의 용탈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농업 생산성 면에서 척박한 토양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토양의 환경적 특성은 토양 관리에 있어 중요한 제약 요인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토양 관리상의 문제점은 토양 침식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간 총토양 유실량은 5천만 톤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며, 토양 침식의 피해는 경사지에 개간된 밭에서 주로 일어난다. 밭의 전국 평균 토양 유실량은 37.7톤/ha인 반면, 임야는 3.5톤/ha, 논은 0.3톤/ha 이하로 추정된다. 그 결과 전체 국토의 10%가 안되는 밭에서 유출되는 토양 유실량은 2천 7백만 톤으로 추정된다. 특히 경사가 높은 강원도, 영남과 호남의 산지 지역, 강우강도가 높은 경남 남해, 거제, 고성 지역의 밭에서는 매우 많은 양의 토양 유실이 나타난다. 특히 최
근에는 고랭지 채소 농업 면적의 증가와 더불어 다량의 토양 유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유실된 토양은 하천으로 유입되어 하천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군·구별로 농업기술센터를 설치하여 적극적인 토양 관리에 대한 홍보와 기술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농업기술센터의 중요한 기능은 새로운 품종의 재배에 대한 교육, 토양의 비옥도 개선을 위한 진단 및 처방 등을 포함한다. 

  우리나라의 토양 침식은 강우에 의한 침식이 대부분이며, 풍식은 해안, 도서 지역 및 고산지에서 국부적으로 발생한다. 강우에 의한 침식은 빗방울이 떨어질 때의 충격이나 빗물이 흐르는 힘에 의해 토양이 씻겨 내려가서 발생한다. 강우에 의한 침식은 비의 강도와 양(강우 인자, R), 토양의 종류(토양 인자, K), 경사의 기울기와 길이(지형 인자, LS), 지표의 피복 상태(식생 피복 인자, C), 토양 보전 방법(보전 관리 인자, P)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토지 이용은 임야, 논, 밭, 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논은 집중 강우 기간에 표면이 물로 덮여 있고, 논둑이 있어 비가 왔을 때 빗물의 충격과 물 흐름에 의한 유실이 적다. 경사지에 있는 논도 모두 평평한 계단논을 만들기 때문에 토양 침식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 산림과 초지 역시 식생이 발달하여 토양 침식 위험성이 적다. 이에 반해 밭은 경사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고 작물이 재배되지 않는 기간이나 작물을 심지 않은 고랑이 노출되어 있어 논이나 임야에 비해 토양 침식 위험성이 크다. 강우 인자는 남부 해안과 서부 해안 일부에서 크게 나타나며, 지형 인자는 산간 지방을 따라 크게 나타난다. 그 결과 평창 등 강원도 산간 지방과 고성 등 남해안 지방에서 밭의 토양 침식 위험성이 크다. 토양 인자는 동부 산간 지대에 비해 서부와 남부의 평야 지대가 크다. 이는 토양 중 쉽게 유실되는 입자가 중력 또는 빗물에 의해 강의 상류에서 하류로 이동하여 평야지대에 퇴적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