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지형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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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약 70%가 산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고도가 높은 산지는 많지 않다. 남한 지역에서 한라산을 제외한 가장 높은 산 인 지리산도 해발 고도가 2,000m를 넘지 않는다. 남한의 높은 산지는 대부분 동쪽에 위치한다. 이러한 원인은 한반도 동쪽의 지반 융기량 이 서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는 풍화와 침식에 대한 저항력이 큰 기반암으로 된 지역이 높고 험준한 산지를 이룬다. 상대적으로 풍화와 침식이 약한 기반암으로 된 지역은 저지나 분지, 골짜기를 이룬다. 남한 지역은 선캄브리아기의 변성암부터 중생대의 화성암과 퇴적암을 거쳐 신생대 3기층과 4기층까지 기반암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를 반영하여 지형 자원의 다양성 역시 매우 높다. 대표적인 침식 및 풍화 산지 지형으로 침식 분지, 급애, 암석 돔, 토 어, 산지 타포니, 풍화 동굴 등이 있으며, 퇴적 지형으로 암괴원, 암괴 류, 애추, 산지 습지 등이 있다.  자연환경 조사의 1등급 산지 지형은 주로 높은 산들이 분포하는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지만, 도서 지역에도 많이 분포한다.

  하천은 물길의 형태에 따라 직류 하천, 곡류 하천, 망류 하천으로 구분된다. 직류 하천은 좁은 골짜기나 하도 양안의 곳곳에 구릉지의 기반암이 드러나 있어 유로의 변동이 자유롭지 못하며, 곡류 하천은 넓은 범람원에서 발달한다. 범람원과 같은 대규모 하천 퇴적 지형은 대부분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하천 침식 지형으로는 폭포, 포트홀, 하식애, 하식동 등이 있으며, 퇴적 지형으로 범람원, 삼각주, 선상지, 자연 제방, 하중도, 하천 습지 등이 있다. 한강, 낙동강, 금강 등 대하천 하류의 넓은 범람원은 우리나라의 주요 평야를 이룬다. 범람원의 자연 제방과 배후 습지는 후빙기 해수면 상승으로 빙기의 침식곡이 매립되는 과정에서 발달한 지형이다. 삼각주는 하천의 토사유출량과 바다의 조석과 파랑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는 지형으로 낙동강 삼각주가 대표적이다. 선상지는 작은 하천에 의해 형성된 지형이고, 농경지로 주로 이용된다. 하천 침식 지형은 대규모 하천의 상류지역이나 소규모 하천 주변에서 주로 관찰되며, 기반암이 드러나 독특한 경관을 이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관광 자원으로 활용된다. 이를 반영하여 자연환경 조사의 1등급 하천 지형은 하천 하류보다는 상류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해안 지형은 구성 물질에 따라 암석 해안, 모래 해안, 갯벌 해안으로 나눌 수 있다. 모래 해안은 퇴적물의 공급이 많고, 파랑에 의한 퇴적 작 용이 탁월할 때 발달하는 퇴적 지형으로 사빈, 사구, 사취, 사주, 석호, 육계사주 등이 발달한다. 모래 해안은 우리나라의 서해안과 동해안에서 주로 볼 수 있으며, 태안반도와 같이 외해에 노출된 지역에서 잘 나타난다. 암석 해안은 해안선이 바다 쪽으로 돌출된 산지나 구릉지에서 파랑 의 작용이 활발할 때 발달하는 침식 지형으로 해식애(해안 절벽), 파식 대, 해안 단구 등이 특징적으로 발달한다. 우리나라는 동해안과 남해안 의 주요 산맥과 연결된 해안에 암석 해안이 많이 나타난다. 갯벌 해안은 조수 간만의 차이가 크고 파랑의 작용이 크지 않은 해안에서 실트를 포함한 가는 입자가 퇴적되어 발달한다.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갯벌 해안 의 형태를 많이 볼 수 있으며, 경기만 일대는 조수 간만의 차이가 매우 커 넓은 갯벌이 발달해 있다. 자연환경 조사의 1등급 해안 지형은 전체 해안선을 따라 골고루 분포하는 편이지만 개발이 비교적 적게 이루어 진 도서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분출하고 있는 활화산은 없으나, 신생대 제4기에 걸쳐 화산 활동이 비교적 활발한 편이었으며, 백두산은 현재도 다양 한 전조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도, 백두산, 울릉도, 독도, 철원 등지에는 각종 화산 지형이 생생하게 보존되어 있다.  한라산을 포함한 제주도는 동서 길이가 73㎞, 남북은 31㎞, 면적은 1,847㎢의 섬으로서, 전반적으로 완만한 지형과 동북동 방향으로 긴 타원형의 형태를 보이는 순상 화산이다. 신생대 제4기 수성 화산 활동 으로 형성된 지형으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독특한 화산 지형 경관 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최근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과 지질 공원으로 등재되면서 자연 자원으로서 지형 경관의 가치가 인정되었다.  울릉도와 독도는 거대한 해저 화산체의 일부가 해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제주도와는 달리 침식이 많이 진행되어 기복이 심하다. 울릉도 화산체는 수심 2,200m의 해저로부터 솟아오른 것으로서 울릉도의 최고봉인 성인봉의 높이 984m를 더하면 그 비고는 3,000m가 넘는 대형 화산이다. 신생대 제3기 평탄화된 육지부에 현무암이 분출되어 2,000m 이상의 순상 화산체가 형성된 것으로, 지반의 하강 또는 해수면의 상승으로 육지부가 침수되면서 화산체가 고립된 섬이 되었다. 신생대 제3기 플라이오세 후기에 산정부는 전면적으로 삭박되어 평탄한 파식대가 되었고, 이후 파식대 위에 알칼리 용암의 화산체가 형성되었다.  우리나라의 석회암은 평남지향사와 옥천 분지로 불리는 옥천대에  집중적으로 발달한다. 이들 석회암 지대는 고생대 전기층인 조선계 대석회암통에 해당하는 캄브로-오르도비스계인데, 평남 분지 지역은 캄브리아계가 탁월하고 옥천 분지에서는 오르도비스계가 탁월하다. 석회암 지대를 따라 발달한 카르스트 지형은 태백산 지역을 중심으로 평창, 정선, 삼척, 제천, 영월, 태백, 단양, 문경 등에서 집중적으로 나 타난다. 특히 영월과 단양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석회암 지역으로 돌리네, 카렌, 석회 동굴 등 다양한 카르스트 지형이 분포한다. 돌리네는 단양군 매포읍과 가곡면, 카렌은 영월군 한반도면과 단양군 매포읍에 특징적으로 발달해 있다.  카르스트 지형은 석회암의 용식 과정을 통하여 돌리네와 같은 오목 지형, 용식에 저항하여 남은 카렌과 같은 볼록 지형, 지하의 동굴 지형 등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카르스트 오목 지형은 약한 산성을 띤 빗물이 석회암에 화학적으로 작용하여 용식을 발생시키거나 지하의 석회 동굴이 붕괴하며 만들어진 지형이다. 우리나라에는 돌리네, 우 발라 등이 존재하며, 주로 농경지로 이용된다. 농경지로 이용된 볼록 지형의 경우 용식되지 않고 남아 지표면 위로 솟아오른 석회암 잔구 형태인 카렌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규모 카렌 지대가 관찰되지 않고 소규모의 카렌이 농경지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다. 석회 동 굴은 가장 많이 알려진 카르스트 지형으로 지하수의 용식을 통해 형성된 지형이다. 석회 동굴 내에는 탄산칼슘이 서서히 침전되어 만들어진 유석, 종유석, 석순, 석주 등 다양한 미지형이 형성되어 있어 관 광 자원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회 동굴에는 단양의 고수 동굴, 영월의 고씨 동굴, 삼척의 환선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