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토양 형성 환경

prevnext

 기후는 토양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강수량과 기온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는 온대 몬순 기후권에 속하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7, 8월 집중 강우로 인하여 경사지에서는 토양 유실이 심하다. 이와 반대로 하천 부근의 평탄지 및 산록 하부는 충적물이 퇴적되어 토심이 깊은 토양이 만들어진다.  여름(6, 7, 8월)의 평균 기온은 약 20 – 25℃로 8월에 최고 기온을 나타내며, 겨울(12, 1, 2월)의 평균 기온은 -5 – 5℃로 1월에 최저 기온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의 토양 온도는 50cm 깊이에서 연평균 14.5℃이지만, 대관령에서는 7.1℃, 그리고 서귀포에서는 18.1℃의 분포를 보인다. 세계 토양의 온도권을 분류할 때, 토양의 깊이 50cm의 연평균 온도를 기준으로 5가지 온도상으로 나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토양 온도권 구분은 8 – 15℃의 메직(mesic)과 15 – 22℃의 써믹(thermic)에 해당된다.  식물의 생육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10cm 깊이의 토양 온도는 대기 온도에 비해 평균 1.6℃ 낮으며, 1월에는 1.8℃, 8월에는 1.9℃의 차이를 보인다. 9월에는 2.2℃로 가장 큰 온도 차이를 보이고, 3월에는 0.9℃의 차이를 나타내어 가장 작은 온도 차이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토양 온도는 봄에 차이가 작으며, 여름과 가을철에 온도 차가 크다.

  우리나라의 모암 분포는 다양하며, 그 결과 토양의 종류도 405개 정도가 발견된다. 화강암, 화강편마암 및 화강암질 편마암에서 유래된 토양은 경사가 가파른 산지에서는 심한 침식으로 인하여 토심이 얕고 조립질의 토양이 분포한다. 반면, 완경사의 야산에는 토심이 깊고 중립질의 토양이 분포한다. 이 중 편암 및 편마암을 모암으로 하는 토양은 비교적 쉽게 산성 토양으로 발달된다. 석회암은 강원도 일대와 경북 및 충북 북부 지방에 비교적 넓게 분포되어 있다. 석회암에서 유래된 토양은 대부분 세립질이고 토심이 비교적 얕으며 약산성 내지중성을 띤다. 대표적인 퇴적암층인 경상계는 경상남·북도에 넓게 분포되어 있다. 여기에 속하는 낙동층군의 암석은 혈암, 사암, 역암이며, 신라층군은 안산암, 현무암, 유문암 및 응회암으로 되어 있다. 사암 및 역암에서 유래된 토양은 비교적 조립질이며 담색을 띄는 반면, 혈암에서 유래된 토양은 암석의 풍화 정도에 따라 토심이 깊고 토양 발달이 양호하다. 신라층군에 속하는 암석에서 유래된 토양은 비교적 세립질이며 토심이 깊고 발달이 좋으나 암석이 노출된 지역도 일부 있다. 신생대에 속하는 제3기의 암석은 미고결 사암, 혈암, 역암으로 경상남·북도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제3기의 사암에서 유래된 토양은 비교적 조립질이며 담색이고, 혈암에서 유래된 토양은 중립질로서 토심이 얕다. 현무암은 제주도에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현무암에서 발달한 토양은 세립질로 토심이 보통이고 주로 암갈색을 띤다. 화산회를 모재로 하는 토양은 유기물이 많이 집적되어 있어서 농암갈색 또는 흑색을 띤다.

  우리나라에서는 기후 조건이 비슷하기 때문에 지형 인자가 토양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경사지에서는 빗물의 일부가 경사면을 따라 지표수로 흘러가면서 토양을 침식시켜 토양 발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경사지 아래의 평탄지에서는 경사지에서 침식된 토양과 하천의 퇴적물이 쌓이고, 물이 토양 내로 쉽게 스며들기 때문에 깊은 토양이 만들어지게 된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고 지형이 복잡하기 때문에 토양 특성이 지형과 더불어 큰 차이를 보인다.  토양 조사 과정에서 지형은 경사도와 형성 원인에 따라 모두 10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그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산악지로 전 국토의 43.2%가 여기에 속한다. 산악지는 침식으로 인해 토양층이 얕아 대부분 임야로 활용된다. 전 국토의 19.9%를 차지하는 구릉지는 서해안과 화강암 침식분지에 주로 나타난다. 산악지에 비해 토양발달은 양호하지만, 경사도가 높아 주로 산림 지역으로 활용된다. 곡간지는 급경사의 산지 사이에서 발달한 지형으로, 주변 산지에서 침식된 토양이 퇴적되어 깊은 토양층이 만들어진다. 이곳은 물을 구하기가 쉬워 소규모의 논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산록 경사지(8.0%)는 산악지와 평탄지를 이어주는 완경사지로 물을 얻기가 어려워 논보다는 밭으로 이용된다. 하천 퇴적물에 의해 만들어진 하성평탄지(4.9%)와 하천이 해안과 만나면서 만들어진 하해 혼성 평탄지(3.5%)는 토양층이 깊고 비옥도가 높아 농업에 적합한 지형이다. 이외에 선상지와 용암 대지, 그리고 홍적 대지가 3% 미만의 비율로 나타난다.

 정밀 토양도의 층위별 유기물 함량과 용적 밀도 자료를 이용하여 1m 깊이까지 토양 유기 탄소 저장량을 추정한 결과, 우라나라의 토양 탄소 밀도는 약 5kg/㎡이며 총탄소 저장량은 449Gg이다. 토지 이용 형태별로 살펴보면 산림이 249Gg으로 가장 높으며, 농경지가 174Gg, 초지가 16Gg 등으로 나타난다.  지표와 토양의 동식물에 의해 공급되는 유기물은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유기물의 양이 많아지면 토양의 색이 검은색을 보이며, 토양 함수량과 양이온 치환 능력이 높아진다.  식생의 종류에 따라 토양에 공급되는 유기물의 양과 특성이 다르며, 그 결과 토양 형성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연 식생에 함유된 무기 성분의 종류와 함량 또한 토양 생성에 영향을 끼친다. 침엽수에는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과 같은 염기 함량이 낮기 때문에 침엽수림 하에서 생성된 토양은 활엽수림에 비하여 산성을 띤다. 우리나라의 자연 식생은 일반적으로 침엽수와 활엽수의 혼성림 또는 자연 초지로 구성된다.  토양 내 유기물의 양을 반영하는 토양의 탄소저장량은 농경지의 탄소수지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의 탄소수지를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지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