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현대의 산업화된 농업은 물을 집약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물 부족 문제와 수질 오염을 악화시킨다. 더군다나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에 농업의 집약적인 물 사용을 줄이는 것은 기후 변화에 대한 핵심적인 적응 정책이다. 생태적인 유기 농업은 집약적인 관개의 필요성을 줄이며, 토양의 물 보유 능력을 향상시키고 수질을 향상시킨다. 토양이 지니고 있는 물 보유 능력은 식물 성장, 탄소 저장, 영양소 순환, 광합성률 등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토양 요소 중 하나이다. 토양의 입자 크기, 유기물 함량 등을 고려한 토양 용적 밀도에 의해 결정되는 토양의 물 보유 능력은 현재 토양의 물리적 상태와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기후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증발산율을 조절하며, 빗물의 침투, 유출 등의 수문학적 과정에서도 중요하다. 이렇듯 물 보유 능력은 지구 생태계의 조화를 이루는 구성 요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물 보유 능력의 공간적 분포를 분석하여 토지 이용의 효율성과 기후 변화 적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토양은 전통적으로 작물을 생산하는 기반 물질로서의 역할이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다. 최근 기후와 환경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대기, 식생, 물과 연접한 지표면 에너지 순환의 매개체로서 토양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토양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정보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많아지고 있고, 동시에 토양의 공간적인 분포와 시간적인 변화 과정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이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기후 변화의 영향을 가장 잘 반영하는 현상은 각종 작물의 재배지가 점점 북상하는 것이다. 아열대 작물로 제주도에서만 생산되던 감귤과 한라봉 등이 김제, 고흥, 청주에서도 재배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제주도에서는 열대 과일인 망고, 용과, 파파야, 슈가애플을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사과도 과거에는 대구에서 재배되던 것이 포천까지, 포도는 영월까지, 무화과는 충주까지, 복숭아는 파주까지 재배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작물 재배지의 변동, 이상 기상 증가, 식량수급, 병해충 발생 등 농업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강원도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고랭지 농업의 경우에도 재배 가능 지역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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