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인 북위 33°에서 43° 사이에 위치하며, 강수량이 풍부하고 계절에 따른 다양한 기후 특성이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산이 차지하는 면적 비율이 높고, 주로 북쪽과 동쪽에 높은 산지들이 분포한다. 서쪽과 남쪽으로는 크고 완만한 하천들이 흐르며, 하천을 따라서 다양한 침식과 퇴적 지형들이 나타난다. 남해안에는 섬들이 많고 복잡한 해안이 나타나며, 서해안에는 넓은 간석지가 나타난다. 동해안에는 단조로운 해안선을 따라 사구와 석호가 발달하여 있다.
다양한 기후적 변화와 복잡한 지형은 다양한 생태계가 나타나는 요인이 되었고, 이는 생물 다양성에도 영향을 준다. 북부 지역은 아고산 침엽수림, 중부 지역은 낙엽 활엽수림, 남부와 도서 지역에서는 난온대 상록수림이 주로 나타난다. 자연조건과 식생의 다양성은 생태계 생산성의 차이를 만들며, 미소 서식처들을 제공하여 생물 군집들의 다양성을 증가시킨다.
한반도의 풍부하고 다양한 생태계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매력이 되었고, 한반도의 거주민들은 풍부한 생태계 서비스를 받아왔다. 우리는 태평양 해양 문화와 유라시아 대륙 문화가 융합된 독특한 생활 양식을 가지게 되었고,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유역 기반의 자연관을 성숙시켜 왔으며, 마을 숲과 도토리묵, 송계, 향약 등 독특한 생태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 우리나라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을 겪었으며, 국가 경제는 크게 확장되었다. 그러나 대기, 수질, 토양의 오염, 생물 다양성의 감소와 생태계 훼손 등 다양한 환경 생태적 과제들과도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의 자연환경과 생물상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생태· 자연도를 작성하고 있다.
생태·자연도란 전국의 산, 하천, 내륙 습지, 호소, 농지, 도시 등의 개별 공간들에 대해, 그 생태적 가치를 등급으로 표현한 지도를 의미한다. 생태·자연도 평가를 위한 자연환경 조사는 지형과 식생, 식물상,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육상 곤충, 담수어류, 양서・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 9개 분야에 대해 분야별 현지 조사를 통해 수행된다. 조사결과는 GIS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되고,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식생과 동식물, 지형, 습지를 평가한다. 또한, 그 결과를 종합해 생태계의 건전성을 평가한다.
이렇게 평가된 생태·자연도는 총 4개 등급으로 구분된다. 가장 높은 1등급 지역에서는 자연환경의 보전과 복원을 최우선으로 하여 개발과 훼손을 금하고 있다. 그보다 낮은 2등급 지역에서는 개발과 이용에 따른 자연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이 요구된다. 가장 낮은 3등급 지역에서는 체계적인 개발과 이용이 가능하며, 그 외의 법규를 통해서 유보 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는 국립 공원과 문화재 보호 구역 등은 별도 관리 지역으로 구분한다. 생태·자연도는 현재 국가와 지역 수준의 각종 환경 개발 계획의 수립과 시행 과정, 환경 영향 평가와 그 협의 과정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