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토양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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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비교적 유사한 기후 및 식생 분포를 보이지만, 지질이 복잡하고 지형의 기복이 심하며, 토지 이용의 역사가 길기 때문에 토양분포는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토양은 미국농무성(USDA)이 제안한 토양 분류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산림토양의 경우에는 토색과 수분 조건, 토양 단면의 형태 등을 고려한 3단계의 산림토양 분류법을 적용하고 있다.
  토양 분류법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발견되는 12개의 토양목 중에서 우리나라에서는 7개의 목, 17개의 아목, 27개의 대군이 보고된다. 토양 분류의 최하위 단위인 토양통은 현재까지 400여 개가 발견되었다.
  우리나라는 토양 발달이 어느 정도는 진행되었지만 특징적인 토양층이 나타나지 않는 인셉티솔(Inceptisols)이 전체 면적의 64.8%인 613만 ha를 차지한다. 인셉티솔이 우세하게 나타난다는 것은 지표 환경의 변화가 심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경사지에서는 토양 침식으로 인해 표토층이 지속적으로 유실되고, 선상지, 계곡부 및 하천변에는 퇴적물들이 계속해서 쌓이기 때문에 토층 분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여름에 편중된 강우는 토양 침식을 가속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며, 고온 다습한 여름의 기후는 토양층의 유기물 축적을 어렵게 만들어 토양 형성 작용을 약화시킨다. 마찬가지로 겨울철의 결빙 작용 역시 토양층의 분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전체 면적의 11.3%인 107만 ha로 세 번째로 많이 나타나는 엔티솔(Entisols) 역시 토양층이 거의 발달되지 않아, 발달이 불량한 A층과 토양 모재인 C층만이 나타나는 토양이다. 엔티솔은 수분을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하고, 토양 내에 영양분도 부
족하기 때문에 평탄지에서도 척박한 토양으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58개의 토양통이 엔티솔로 분류되며 4개의 토양 아목이 나타난다. 이 토양은 주로 침식 작용이 활발한 태백산맥, 소백산맥, 지리산맥 등 주요 산지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4개의 토양 아목은 그 분포 면적이 좁기는 하지만, 사구 혹은 모래층에 발달하는 쌈엔트(Psamments), 해안 혹은 하천 주변의 평탄지에서 발달하는 플루벤트(Fluvents)와 아쿠엔트(Aquents), 오르스엔트(Orthents) 등이 있다.
  알피솔(Alfisols)과 울티솔(Ultisols)은 토양의 B층에 점토가 집적된 아지릭(argillic)층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토양이다. 울티솔이 차지하는 면적은 13.2%로 두 번째로 많이 나타나며, 알피솔이 차지하는 면적은 전체의 8.7% 정도이다. 강산성을 보이는 울티솔은 산성암으로 이루어진 구릉지 혹은 산록 경사지에 주로 분포하고 있는 반면, 알피솔은 하천 주변의 평탄지와 중성암 혹은 염기성암 위에 발달된 구릉지에서 주로 나타난다.
  화산암 지역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토양인 안디솔(Andisols)은 제주도, 울릉도 등 제4기 화산암 분출에 의해 형성된 섬들을 중심으로 나타나며, 내륙 지방에서는 경기도와 강원도 북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따라 나타나는 제3기의 화산암 지대에 국지적으로 분포한다. 화산암 지역이라 하더라도 이동성 퇴적물로 화산암이 덮여 있는 곳도 많기 때문에 안디솔의 분포 면적은 남한 전체 면적의 1.4%에 불과하다.
  유기물이 집적되어 형성된 히스토솔(Histosols)은 남해안과 제주도의 해안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관찰된다. 반면, 유기물과 영양염류의 집적으로 이루어 진 몰리솔(Mollisols)의 경우에는 소백산맥 이북의 강원도 남부 지역의 곡간지에서 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토지 황폐화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오랜 기간의 화전과 산림 벌채로 인해 조선 시대 말에는 많은 산들이 황폐해졌다. 특히,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거치면서 산림 파괴와 그에 따른 토지 황폐화가 더욱 심각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 발전과 더불어 황폐해진 산지를 풍부한 산림 지역으로 변모시키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그에 따라 토양의 질은 점차 향상되고 있다. 이러한 토지 황폐화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 가능한 발전의 중요한 예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개발도상국의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성공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