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에 비해 생태적 다양성이 매우 높다. 생태계 기능이 공간적 변이를 보이는 주요 원인은 지역의 기후와 생물상에 따라 식물의 광합성과 증발산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위도에 위치한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중간 정도의 1차 생산성과 증발산량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해양 기후의 영향으로 고온 다습한 일본이 가장 높고, 대륙 기후의 영향이 강한 중국이 가장 낮다. 특히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중국 서부의 경우 동일 위도의 동부 지역과 비교하여 1차 생산성과 증발산량이 매우 낮다. 우리나라를 자세히 보면, 위도가 낮을수록, 큰 바다(즉 태평양)에 가까울수록 1차 생산성과 증발산량이 높다. 그 까닭은 상대적으로 고온 다습한 남해안과 동해안의 기후 특성 때문이며, 특히 이 지역에 생산성이 높은 식생인 상록 활엽수와 상록 침엽수가 널리 분포하기 때문이다.
증발산은 바다와 강, 호수, 땅, 식물 등 지구 표면 에서 물이 기화하는 증발과 잎의 기공을 통해 식물에서 대기로 수증기를 방출하는 증산을 포함한다. 이 증발산은 강수의 약 절반 정도를 다시 대기로 돌려보내는 물 순환의 일부로서 지구와 지역규모의 기후를 조절하는 중요한 생태계 기능이다. 식물은 기공을 열면서 수분을 잃지만,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따라서 증발산과 광합성은 생리적으로 매우 밀접한 양의 상관 관계를 보인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연간 적산 증발산량은 총 1차 생산성과 비슷한 분포를 보인다. 증발산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감소하고, 도시 지역이 매우 낮다. 1차 생산자(주로 식물)가 1년 동안 광합성으로 생산한 전체 양인 총 1차 생산성에서 스스로 소비한 양을 뺀 값을 순 1차 생산성이라 한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동안 동북아시아와 우리나라의 순 1차 생산성과 총 1차 생산성의 평균값 분포를 보면, 1차 생산성은 위도와 해안으로부터의 거리, 토지 피복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는 지역의 기후, 연간 생육일수, 존재하는 식물량이 식물의 광합성량 및 동물과 미생물의 소비량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총 1차 생산성과 순 1차 생산성은 저위도가 고위도에 비해 높고, 해안으로부터 멀어질수록 값이 감소하며, 몽골 고원과 중국 서부 건조 지역의 경우 매우 낮다. 광합성 유효광 비율은 대기에서 입사하여 광합성에 활용될 수 있는 파장대의 빛 중에서 식물에 의해 흡수되는 비율을 말한다. 이 값은 식물의 가시광선 흡수율로 잎의 양이 많을수록 1에 가까운 값이 된다. 최저 온도와 대기 증기압차(포화 수증기압과 현재 수증기압의 차이)는 기공의 개폐를 조절하며, 일사량은 광합성과 증발에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한편 일 최저 기온과 일조량은 생육 기간을 결정하고, 평균 기온은 식물 호흡량을 결정하는 기후 요인이다. 이들 기후 요인은 일사량, 지표 에너지수지, 기온을 결정하는 위도와 대륙과 해양 간의 계절적 기후 현상은 물론, 해발 고도, 산맥의 분포로 인한 지형 영향, 도시, 농경지, 산림 등의 피복 분포영향을 받아 계절· 지역적으로 다른 분포 특성을 보여 준다. 결과적으로 이들 환경 변수는 대기, 식생, 토양 간의 탄소 순환과 물 순환 과정의 차이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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