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산지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고 인구밀도가 높아 토양 자원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어느 나라보다 높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가장 정밀하고 수준 높은 토양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조사된 토양도는 전산화된 토양 정보 시스템을 통해 일반인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축척으로 제공되고 있다.
『농사직설』(1429년, 조선 세종 때 정초, 변효문이 지음)에 의하면 흙의 맛으로 토양의 비옥도를 구분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즉 신맛이 나면 척박한 토양, 단맛이 나면 비옥한 토양, 시지도 달지도 않으면 보통 토양이라고 하였다.
현대적인 토양 조사는 1905년에 일본인이 파견되어 기후, 풍토, 지질 등을 조사한 적이 있으며, 1930년에 수리조합 내에 비료 사용 표준량을 결정하기 위하여 토성 조사를 실시하였다. 1936년부터 10개년 사업으로 농경지에 대하여 토성 조사를 시작하였으나 제2차 세계 대전과 한국 전쟁으로 마무리를 짓지 못하였다.
우리나라 토양 조사 사업의 보다 과학적인 시작은 1959년 해외 원조를 받아 미국식(USDA) 토양 조사 방법을 도입하여 대전 및 대덕군에 대하여 조사를 한 것이다. 1964년 유엔 특별 기금 사업의 일환으로 토양 조사를 시작하여 1999년까지 36년 동안 진행되었다.
토양 조사는 조사 목적, 기본도 축척, 조사 정밀도에 따라서 개략 토양 조사, 정밀 토양 조사 및 세부 정밀 토양 조사 등으로 구분하여 실시한다.
개략 토양 조사는 비교적 넓은 지역, 즉 도 단위 이상의 지역에서 실시하며, 토양의 분류 단위는 고차 분류 단위인 토양군 또는 대토양군이다. 우리나라의 개략 토양 조사는 1965년부터 1967년까지 3개년에 걸쳐 실시하였으며, 조사에 사용된 기본도의 축척은 1 : 40,000이었고, 발간된 토양도의 축척은 1 : 50,000이다. 개략 토양도에 표시된 최소 작도 단위 면적은 6.25ha이며, 결과는 국토 종합 개발 계획 등 정책적인 면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유엔 특별 기금 지원으로 시행된 정밀 토양 조사는 1964년 11월에 시작되었다. 이 사업을 통해 조사요원을 모집하여 기술 훈련을 실시하고 농업 개발이 유망한 지역을 우선 선정하여 정밀 토양 조사를 시작하였다. 유엔과 정부의 지원으로 총 9,586,407ha가 조사되었으며, 이 면적은 전 국토의 96.6%에 해당한다. 현재 미조사 지역으로 남아 있는 곳은 휴전선 부근과 새로운 간척지 등에 한정되어 있다.
산림토양에 대한 국가 차원의 조사는 1968년 산림청 주관으로 안성천, 동진강, 상주천 등 3개 유역에 대해 지역별로 적합한 조림을 위해 진행한 토양조사가 처음이었다. 이후 산림 자원의 체계적 조성 및 관리를 목적으로 1995년부터 전국 산림을 대상으로 매년 토양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2003년에는 1 : 25,000 축척의 산림토양도가 완성되었다. 최근에는 사유림의 경영 활성화를 위해 1 : 5,000 축척으로 산림토양도를 고도화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