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 한다. 이는 우리의 삶이 지구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연결되어 있음을 뜻한다. 이 장에서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맺고 있는 관계, 즉 외교에 대해 살펴본다. 우선 우리나라는 현재 190개 국가 또는 지역과 수교를 맺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또한, 투자 보장 협정, 범죄인 인도 조약 등 조약을 통해 실질적 협력을 하고 있다.
국제 협력과 재외 국민 및 재외 동포 지원을 위해 세계적으로 160여 개에 달하는 대사관, 총영사관 혹은 대표부를 두고 있다. 2013년 현재 영주권자, 일반 체류자, 유학생, 외국 국민 등 재외 동포는 그 수가 약 70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1980년대 초 한 해에 3만여 명에 달했던 해외 이주자 수는 경제 성장, 민주화와 더불어 감소하였다.
국경을 넘나드는 인적 교류를 살펴보면 2012년 현재 한국인 출국자 수는 1,200만 명 이상이며, 외국인 입국자는 1,000만 명을 넘는다. 이러한 활발한 민간 차원의 교류는 다른 국가와의 비자 면제 협정을 통해 촉진되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 및 양극화 문제 등으로 인한 성장률의 둔화를 타개하고, 다자적 무역 체제를 보완하기 위해 양자 또는 지역적 자유 무역 협정(FTA) 체결에 힘쓰고 있다. 또한, 8개에 달하는 주요 지역 협력체에 가입하여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제 평화, 인권, 개발, 환경 등 범지구적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국제기구 혹은 정부 간 기구에 가입해 왔으며, 나아가 이들 기구를 유치함으로써 국제 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유엔 회원국으로서 우리나라는 다양한 책무를 맡고 있다. 우선 유엔 정규 예산 분담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분담금의 규모 또한 경제 성장과 더불어 크게 증가하여 적지 않은 재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분쟁과 이에 따른 인권 침해를 평화적으로 수습하고자 유엔 국제 평화 유지 활동(PKO)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다양한 국제 교류 활동을 통해 전 세계에 한국과 한국인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고, 국제 사회에서의 우호·친선을 증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설립된 한국국제교류재단은 한국학 기반 확대, 한국 전문가 육성, 인사 교류, 문화 교류, 국제 협력 네트워킹 등 다양한 분야로 나누어 활발한 교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수교란 한 국가가 다른 국가와 교류를 맺는 것을 뜻하며, 이를 통해 양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식적으로 상호 협력한다. 2014년 12월 현재 우리나라는 남·북한을 제외한 191개 유엔 회원국 중에 서 188개국과 수교를 맺고 있으며, 마케도니아, 시리아, 쿠바와는 수교 관계가 없다. 유엔 비회원국 중에서는 교황청, 쿡 제도와 수교를 맺고 있다.
지도는 현존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우리나라가 수교를 맺은 시기별로 표현하였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1960년까지만 해도 수교국은 16개의 자유 우방 국가에 한정되었다. 1960년대에 65개 국가와 수교를 맺으면서 수교국 수가 급증하게 되었는데, 이들 중 절반 이상은 비동맹 국가였다. 이들 비동맹 국가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새로 독립한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내 소위 ‘제3세계’의 개발 도상국으로 1960~1970년대를 통해 유엔 등 국제 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를 고려하여 정부는 1961년 비동맹 국가 5개국과 수교를 시작으로 1969년까지 37개국과 국교를 수립하였고, 점차 이들 국가와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에 30개 국가와 그리고 1980년 대에 22개 국가와 수교를 하였다. 동서 냉전 시기에 정부는 긴장된 적대 관계를 유지하면서 상대방을 합법적인 국제 관계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일명 ‘할슈타인 원칙(Hall stein Doctrine)’을 고수하였다. 즉 북한을 승인한 국가와 외교 관계를 맺지 않았고, 국제회의 등에서 북한의 참가를 거부하는 정책을 견지하였다. 하지만 이 정책은 정부가 남북 대화를 시작하면서 1973년 ‘평화 통일 외교 정책 선언’과 함께 공식 철회되었다.
1980년대 중반 들어 소련이 개혁·개방 정책을 도입하면서 냉전은 점차 완화되고 화해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종국에는 1989년 몰타 미·소 정상 회담이 이루어지면서 양국 정상은 냉전을 종식하고 상호 적대 관계를 지양하기로 하였다. 같은 해에 동유럽 공산권 국가에서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났고 이듬해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었다. 1991년 12월에 소련이 공식적으로 해체되면서 냉전 질서는 사실상 종식되었다. 이러한 국제 정세 변화에 맞추어 정부는 ‘북방 외교’ 정책을 추진하고 1989년 헝가리를 시작으로 동구권 국가들과 외교 관계를 수립했으며, 1990년에는 소련과의 역사적인 국교 수립이 이루어졌다.
조약이란 ‘단일의 문서 또는 둘 이상의 관련 문서에 구현되고 있는가에 관계없이 또한 그 특정의 명칭에 관계없이, 서면 형식으로 국가 간에 체결되며, 또한 국제법에 의하여 규율되는 국제적 합의'를 말한다(「조약법 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2조 제1항 a호 참조). 하지만 위 정의는 편의상 국가 간의 조약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국가와 국제기구 또는 국제기구 간의 국제적 합의도 조약이라 한다. 조약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조약(treaty), 헌장(charter, constitution)· 규정(statute)·규약(covenant), 협정(agreement), 협약 (convention), 의정서(protocol), 각서 교환(exchange of notes), 양해 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 기관 간 약정(agency-to-agency arrangement) 등이 있다. 지도는 2012년 현재 투자 보장 협정, 이중과세 방지 협약, 범죄인 인도 조약, 형사 사법 공조 조약 등 주요 조약을 체결한 국가를 표시한 것이다. 각 조약을 체결한 국가 수를 보면 투자 보장 협정 87개국, 이중과세 방지 협약 78개국, 범죄인 인도 조약 26개국, 형사 사법 공조 조약 22개국이다. 그리고 이들 조약을 모두 체결한 국가는 미국, 중국, 일본 등 15개국이다.
그래프는 연도별 조약 체결 건수를 보여 준다. 우리나라가 수교를 맺은 국가의 수가 증가하는 만큼 양자 조약 체결 건수도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양자 조약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다자 조약을 체결한 건수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