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지명이나 독도는 서양의 고지도에도 표현되어 있다. 서양 지도에서 조선이 표현되기 시작한 것은 16세기 이후로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섬의 형태로 표현되던 것이 차츰 반도의 형태로 제 모습을 갖춰나가게 된다. 이들 지도에 동해 명칭이 등장하는데, 한국해 또는 동해 명칭으로 표기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의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의 세닉스(Senex)가 1720년에 제작한 「아시아 지도」이다. 이 지도는 1705년 제작된 프랑스 드릴(Delisle)의 지도를 영역(英譯)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모습은 실제보다 크게 그려져 있는데, 남북보다는 동서로 퍼져 있는 모습이다. 국호는 ‘K(ingdom) of Corea’로 표기되어 있다. 동해는 ‘The Eastern Sea(동해)’ 또는 ‘Corea Sea(한국해)’로 표기되어 있다.
17세기 초반까지 제작된 서양 지도에는 조선이 소략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한반도의 동쪽에 있는 울릉도나 독도가 표현되기가 어려웠다. 이후 1735년 당빌(D’Anville)의 「조선왕국전도」에서 조선이 처음으로 상세하게 표현되었고, 울릉도와 우산도도 동해안에 표기되었다. 당빌의 「중국지도첩」에 수록된 「조선왕국전도」에는 서쪽에 우산도(독도)에 해당하는 ‘Tchian-chan-tao’, 동쪽에는 울릉도에 해당하는 ‘Fan-ling-tao’라는 두 개의 섬이 그려져 있다. 당빌의 지도는 이후 많은 지도에 영향을 미쳐 프랑스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의 지도에서도 울릉도, 우산도의 표현을 볼 수 있다.
독도를 한국의 영토로 표현한 것은 일본에서 제작된 지도에서도 확인된다. 1894년 다나카 아키요시(田 中紹祥)가 제작한 「신찬조선국전도(新撰朝鮮國全圖)」에는 울릉도와 독도가 죽도(竹島)와 송도(松島)로 표기되어 있고, 한반도와 동일한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는 일본에서 독도를 한국의 영토로 인정하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 울릉도, 독도와 더불어 동해 명칭도 일본의 지도에서 볼 수 있다. 이의 대표적인 지도는 다카하시 가게 야스(高橋景保)가 1809년에 제작한 「일본변계략도(日本邊界略圖)」이다. 이 지도는 일본 열도를 아시아 지역의 중심에 위치시킨 최초의 관찬 지도이다. 경위선망이 그려져 있고 일본은 이노 다다타카(伊能忠 敬)의 측량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 부분은 중국 「황여전람도」의 조선도의 윤곽과 흡사하여 이 계통의 지도를 기초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동해를 조선해로 표기하고 있고 울릉도와 우산도를 ‘울릉도('陵島)’, ‘천산도(千山島)’로 표기하여 독도를 조선의 영토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