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2020

국토 환경성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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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에 비해 거주 인구가 많다. 2019년 현재 총인구는 약 5천 2백만 명으로 인구 규모면에서 전 세계 28위에 해당하지만, 국토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아 1㎢당 인구 밀도가 505명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1천만 명이 넘는 국가들 중 방글라데시(1,067명/㎢)와 타이완(646명/㎢)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은 인구 밀도를 보인다. 게다가 높은 산지 비율로 인하여 가용한 토지도 많지 않아 각종 오염 문제와 이와 관련한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이례적인 속도로 진행된 경제 성장과 도시화는 각종 환경 문제를 일으켰고 자연생태계를 파괴하였다. 2019년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 총생산(GDP)은 약 31,000달러로 전 세계에서 27위지만, 국토 면적 대비 경제 활동의 크기를 보여주는 단위 면적(1㎢)당 GDP는 약 1천 7백만 달러로 전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든다. 국제 사회에서 한국은 환경 오염의 위험성이 매우 큰 국가로 인식된다. 우리나라의 도시화율(KOSIS 기준) 또한 2019년 현재 81.4%로 OECD 국가 평균인 78.3%보다 높다.

 

 1960 - 1970년대에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려 없이 빠른 속도의 경제 성장만을 추구하면서 자연의 훼손이 심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환경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달라짐에 따라 환경 보호의 필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정부는 정책적 목표를 설정하고 환경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동시에 다양한 형태의 민간 단체들이 환경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면서 대기질과 수질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었다. 최근에는 생태계의 복구와 복원 그리고 환경의 건전성을 향상시키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기, 수질, 산림, 생태계 등 국토 환경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민간과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 교육 현장과 환경 관련 단체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환경 과목은 현재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육 과정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민간 환경 단체의 자발적 활동을 보장하고 ‘환경의 날’ 행사 등 민관 협력의 공익 활동을 지원한다. 2019년 12월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1,083개의 민간 환경 단체가 중앙 정부와 지방 자치 단체에서 추진하는 각종 환경 관련 공익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1992년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에서 유엔 환경 개발 회의가 개최되어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전 세계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각 국 정상은 이 회의에서 리우 선언과 세부 실천안인 ‘의제 21(Agenda 21)’을 채택하였으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적 움직임에 발맞춰 지속 가능 발전을 목표로 하는 국가적 전략을 수립하였다. 1994년 지구 환경 관계 장관 대책 회의에서 국가 실천 계획을 수립하기로 결정한 후, 1996년 3월에 ‘의제21 국가 실천 계획’을 공표하였다. 2000년 6월 5일에는 새로운 전략적 종합 계획인 ‘새천년 국가 환경 비전’을 선포하였고, 같은 해 9월에는 대통령 소속의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PCSD)를 출범시켰다. 이 위원회에서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참여하여 국가의 지속 가능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필요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는 5년 단위로 ‘제1차 국가 지속 가능 발전 기본 계획’과 ‘제2차 국가 지속 가능 발전 기본 계획’을 수립하여 실행에 옮겼다. 이후 2015년에는 국내 · 외 여건 변화와 제70차 UN 총회에서 채택된 ‘UN 지속 가능 발전 목표(SDGs)’의 주요 목표를 고려하여 국가의 지속 가능 발전을 보장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제3차 국가 지속 가능 발전 기본 계획(2016 - 2035년)’을 설정하였고, 현재 관련 사업들이 진행 중이다.

 

 국토 환경성 평가 지도는 다양한 환경 정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국토를 5개 등급으로 나눈 결과를 보여준다. 이 지도는 국토의 친환 경적 이용을 유도하고 환경 문제로 인한 사회 갈등과 부적절한 입지 선정에 따른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작성되었다. 총 65개 평가 항목 (57개의 법제적 평가 항목과 8개의 환경 · 생태적 평가 항목)의 주제 도들을 중첩 분석한 후 가장 높은 등급을 해당 지역의 평가 등급으로 설정한다.

 

 법제적 평가 시에는 법적인 보전 용도 지역인 상수원 보호 구역, 생태 경관 보전 지역 등을 고려하고, 환경 · 생태적 평가 시에는 종 다양성 지도, 생태 · 자연도, 보호종 및 멸종위기종 분포도 등을 참고한다. 보전 가치에 따라 1등급부터 4등급 순으로 등급을 부여하고, 기개발 지역에는 5등급을 부여하여 지도를 작성한다. 2005년에 전국 단위의 국토 환경성 평가 지도가 처음 제작되었으며, 이후 지속적인 갱신을 통해 정확도와 공간 해상도가 많이 개선되었다.

 

 국토 환경성 평가 지도는 현재 국민에게 공개되어 사전 환경성 검토와 환경 영향 평가 등에 활용되고 있다. 환경 보전이 중요한 지역에 오염 유발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환경 문제를 둘러싼 사회 갈등이 첨예하게 일어나게 마련이다. 사업자는 국토 환경성 평가 지도를 활용하여 이해 당사자간 갈등으로 인한 사회 · 경제적 손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함께 세밀한 지도에 대한 사회적 수 요가 높아지면서 2013년부터 1:5,000 축척의 시군구 단위 국토 환경성 평가 지도가 제작되었고 2019년 지방 자치 단체 151개에 대한 지도 구축이 완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