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2020

대표 야생 포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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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라니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일부 지역에만 서식하는 종으로, 두 나라에서 각각 서로 다른 아종으로 구분하고 있다. 수컷은 뿔이 없는 대신 다른 수컷과의 싸움이나 세력권을 표시할 때 사용하는 송곳니가 있다. 털갈이는 봄과 가을에 하고 짝짓기는 12월부터 1월 사이에 하며, 주로 6월 초에 2 - 6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저지대 숲과 경작지가 있는 곳에서 주로 활동하는 조심성 많은 동물이다.

 

 멧돼지는 제주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였으나, 최근 제주도 지역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환경 적응성이 높고 번식률이 높아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주로 야행성이며 헤엄을 잘 치고 수 km의 강이나 바다를 헤엄쳐 건너는 경우도 있다. 머리는 긴 원추형이며 뚜렷한 경계 없이 짧고 굵은 목과 붙어 있다. 삼각형인 귓바퀴는 빳빳하게 일어서 있고 눈이 매우 작고 다리는 굵고 짧다. 몸은 뻣 뻣하고 끝이 둘로 갈라진 털로 덮여 있고 몸 윗면에는 갈기와 같은 털이 나 있다. 털은 흑갈색을 띠며 나이가 들수록 희미해진다. 머리는 크고, 목은 짧으며 눈은 작고 귀는 비교적 큰 편이다. 콧등에는 2개의 송곳니가 뻗어 나와 있다. 한반도에 호랑이, 표범과 같은 대형 맹수류가 사라져 멧돼지의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여 인위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있다.

 

 산양은 약 200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 출현하여, 원시적인 형질을 유지하고 있어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도 부른다. 산양은 러시아와 중국,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동북부의 산악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 염소의 일종이다. 한국에서는 약 700 - 8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어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천연기념물 217 호이다. 주로 낭림산맥과 태백산맥을 따라 서식하고 백두산 주변과 DMZ에서도 발견된다.

 

 산양 화석은 약 21만 년 전(플라이스토세 중기)으로 추정되는 평양 대현동 력포 유적에서 출현한 뒤 북한의 평양시 룡곡, 대흥굴, 청청암, 만달리, 평안남도 덕천시 승리산, 황해북도 평산군 해상 동굴, 황주군 청파대 7곳, 남한의 충북 단양군 금굴, 구낭굴, 강원도 평창군 쌍굴, 영월군 연이굴 4곳 등 대부분 한반도 북서부의 저평한 지역과 중부에서 출토되었다. 산양 화석이 발견된 유적지 고도는 평창군 쌍굴, 영월군 연이굴, 단양군 구낭굴을 제외하면 150m 미만이다. 이는 지질 시대에는 산양이 오늘날처럼 한반도 동부의 높고 험준한 산지만이 아니라 서부의 낮은 지대까지 분포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역사 시대 산양의 분포는 조선 시대 5종류의 고문헌을 기초로 작성되었다. 각 문헌에는 당시 지방에서 조정에 바친 진상품과 지역 토산품을 기록해 놓았다. 당시에는 산양을 ‘영양’으로도 많이 불렀으며, 산양뿔을 지역 토산물 중 하나로 여겼다. 영양각, 영양이뿔, 산양각 등을 지역 토산품으로 기록한 곳을 찾아 산양 분포를 지도에 나타내 었다.

 

 고문헌(세종실록지리지(1454), 신증동국여지승람(1531), 여지도서 (1760), 고사십이집(1787), 대동지지(1861))에 의하면 산양은 조선 시대에 강원도, 평안도, 함경도에 주로 분포하였다. 즉 지질 시대에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던 산양이 인간의 간섭에 의해 서식지를 잃고 현재의 서식지 일대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선 시대에 경상도 청송, 전라도 남원, 구례에서도 산양이 보고되어 일부 지역에서는 오늘날보다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었다.

 

 오늘날 산양 분포지는 산양이 서식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라기보다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토지 이용 변화, 화전과 같은 산지에서의 경작 활동, 야생 동물 포획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지금의 분포지를 피난처 삼아 잔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화전은 산양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축소시켜 플라이스토세 이후 산양 서식지를 동부 산악 지역으로 이동, 제한시킨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