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2020

천연기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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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기념물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 〮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동물(서식지, 번식지, 도래지 포함), 식물(자생지 포함), 지형, 지질, 광물, 동굴 등 생물학적 생성물 또는 특별한 자연 현상으로서 역사적 〮경관적 또는 학술적 가치가 커서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여 법률로써 지정한 것이다. 천연기념물 식물은 노거수(172), 희귀 식물 (19), 분포 한계지(13), 자생지(13), 수림지(24), 마을 숲(23) 등 264 건이다(2020년 4월 기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식물은 한국 특유의 식물, 건조지, 습지 등 특수한 환경에서 자라는 학술상 가치가 있는 식물, 일정한 자생의 한계선에 자라는 식물, 명목, 노거수, 상록수림의 자생지, 군락지, 기형적인 나무, 사당이나 성황당 등의 신목, 어림, 원시림, 고산 식물, 인공 적으로 조림한 오래된 산림 등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들은 주로 은행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향나무 등이고, 반송, 이팝나무, 백송, 회화나무, 곰솔, 굴참나무, 매실나무, 비자나무, 왕버들, 음나무, 탱자나무, 푸조나무, 후박나무 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노거수 가운데 천연기념물로 가장 많은 개체가 지정된 것은 은행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향나무 등이다. 반송과 백송, 곰솔을 소나무에 포함시키면 소나무가 가장 많이 지정되어 있다. 남방계 상록 침엽수인 비자나무는 노거수, 수림지, 분포 한계지가 천연기념물이고, 우리나라 특산종인 미선나무의 자생지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주목은 주목과의 상록 교목으로 우리나라, 일본, 만주, 러시아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심재의 색이 홍갈색을 띠어 ‘붉은 나무’라는 뜻의 주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자생하고 있다. 개화는 4월에 하며 9 - 10월에 붉은 열매가 열린다. 목재는 바둑판, 목공예품 등 세공품을 만드는데 많이 사용되며 열매는 식용 및 약용으로 쓰인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주목은 천연기념물 제244호 소백산 주목 군락과 제433호 정선 두위봉 주목으로 군락과 노거수가 지정되어 있다.

 

 소백산 주목 군락은 비로봉의 정상부 서쪽에 100여 그루의 오래된 주목이 모여 자라고 있으며, 줄기가 꼬이고 곁가지는 아래위로 굴곡을 만들어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다. 수고는 7m 정도이며 가슴 높이 둘레는 일정하지 않지만 2m 정도에서 아래로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있다. 이는 강한 바람과 눈이 원인으로 보인다. 주변에는 벚나무, 개암나무, 신갈나무 등이 생육하고 있으며 능선 근처에는 우리나라 특 산종인 모데미풀 군락이 있다. 소백산 주목 군락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목 군락지로서 생물학적 보존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정선 두위봉 주목 3그루는 도사곡 휴양지에서 두위봉으로 가는 등산로를 따라 5km 정도 오르면 능선부에서 볼 수 있다. 세 그루가 나란히 위아래로 자라고 있는데, 가운데 있는 주목의 수령이 약 1,400 여 년으로 추정되며 위쪽과 아래쪽의 주목은 1,200여 년으로 추정된다. 두위봉 주목은 산림청 임업연구원의 나이테 측정기 측정에 의한 수령 감정 결과 수령이 1,200 - 1,400여 년으로 추정되어 주목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수형이 아름답고 매우 보기 드문 희귀한 경우로 학술적 가치가 크다.

 

 한란은 꽃이 12월 - 1월의 추운 겨울에 핀다고 하여 한란(寒蘭)이 라 불린다. 잎은 3 - 4개가 나는데 길이 20 - 70cm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부드러우며 밋밋하게 자라 춘란과 구별된다. 겨울에 피는 꽃은 황록색이나 자줏빛을 띠는데 매우 향기롭다. 제주도의 한란은 한라산의 남쪽 고도 700m 근처인 시오름과 선돌 사이의 상록수림과 돈내코 계곡 입구에서 자라는데 이 일대는 한란이 자생할 수 있는 북쪽 한계선에 해당한다. 한란은 워낙 희귀하여 산에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이 적으며 지금은 철책을 만들어 보호하고 있다. 한란은 우리 나라에서 매우 희귀한 식물로 유일하게 종 자체를 천연기념물(제191 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특히 제주 서귀포시 상효동 등 영천천(돈 내코) 계곡 일부에서 집중적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어 특별 보호를 위해 천연기념물 제432호 제주 상효동 한란 자생지로 지정하여 보호하 고 있다.

 

 굴거리나무는 굴거리나무과에 속하는 상록 소교목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등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안가로는 충청남도의 안면도와 경상북도의 울릉도까지, 내륙으로는 전라북도의 내장산까지 분포하며 일반적으로는 전라도의 남쪽 해안 지대 및 제주도 등 따뜻한 지방에서 자란다.

 

 굴거리나무의 명칭에 대한 유래는 확실하지 않으나 무당이 굿거리를 할 때 자주 이용되어 굴거리나무가 되었거나, 묵은 잎이 고개를 숙인 것처럼 보여 숙이고 산다는 의미의 굴거(屈居)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한자어로는 교양목(交讓木)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새잎이 난 뒤에 지난해의 잎이 떨어져 나간다는, 즉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다는 뜻을 가진다.

 

 굴거리나무 잎의 모양이 약재로 쓰이는 만병초와 닮아 그 지역 일대에서는 만병초로 잘못 알려져 크게 훼손되기도 하였다. 실제 굴거리나무의 효능으로 한방이나 민간요법에서는 잎과 껍질을 이용하여 급성 늑막염과 복막염 또는 이뇨에 사용하였으며, 구충제로도 사용하였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묵은 잎과 새잎의 교체에 따라 송구영신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1월을 상징하는 나무이며, 정월 초하룻날에 새해를 맞이하면서 굴거리나무 잎으로 바닥을 장식하기도 한다.

 

 안면도의 굴거리나무 군락은 1962년 문화재 보호법 지정 후 천연 기념물 재지정 당시 가치 상실로 인해 재지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장산 굴거리나무 군락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큰 굴거리나 무가 자생하고 있어 굴거리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 지역이라는 학술적 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 제91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반도 내의 상록 활엽수림의 면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연구에 비추어 보면 굴거리나무 군락 역시 기후 변화로 인해 그 분포 면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