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2020

대표 야생 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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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루미류는 두루미과에 속하는 종들로 몸이 크고 다리가 길며 목이 긴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에 4개 속 15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가 주로 관찰되고, 이동기 및 월동기에는 쇠재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시베리아흰두루미, 캐나다두루미 등이 드물게 관찰된다.

 

 두루미류는 여름철 북반구 고위도의 습지나 초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철에는 남하하여 10월에서 3월까지 우리나라나 일본 등지에서 월동한다. 월동지에서 잠자리와 먹이터가 구분되는 일주 행동을 가지며, 주요 먹이는 농경지의 낙곡, 하천의 무척추동물, 식물 구근 등이다. 흑두루미는 중간 기착지로 우리나라를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월동하는 개체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두루미류 중 두루미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시베리아흰두루미는 국제적 멸종위기종(IUCN Red List)으로 위급종(CR; Critically Endangered)으로 보호되고 있다.

 

 습지에 서식하면서 다양한 부리 형태와 긴 다리로 걸어 다니는 습성을 지니는 조류 집단을 섭금류(shorebirds or waders)라고 하며, 전 세계적으로 216종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 중 70.8%가 도요류와 물떼새류이다. 우리나라에서 기록된 도요류와 물떼새류는 도요목에 속하는 검은머리물떼새과, 장다리물떼새과, 물떼새과, 호사도요과, 물꿩과, 도요과, 제비물떼새과로 7개과 63종이 있다. 특히 도요류와 물떼새류는 번식과 월동을 위해 동아시아 - 대양주 철새이동경로를 따라 장거리를 이동하는데, 우리나라는 그 중간 기착지에 해당한다. 주로 갯벌, 하구, 염전, 해안가 논 등 얕은 습지에서 갑각류, 연체동물, 곤충의 성충과 유충 등 다양한 동물성 먹이를 먹지만 일부는 식물성 먹이를 먹기도 한다.

 

 백로류는 전 세계에 72종이 분포하며 그중 18종이 우리나라에 서식한다. 이 가운데 주요 종은 해오라기, 왜가리,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흰날개해오라기, 황로, 흑로, 노랑부리백로 9종으로 인가와 인접한 낮은 구릉지성 산림이나 무인도 산림에서 집단으로 번식한다. 이와 달리 덤불해오라기와 큰덤불해오라기는 정수식물 군락에, 검은댕기해오라기는 산림 지역에서 단일 쌍으로 번식한다. 붉은해오라기는 2009년 부산 구봉산과 제주도에서 번식이 확인되었다. 열대붉은해오라기, 검은해오라기, 붉은왜가리는 봄철과 가을철 이동기에, 알락해오라기는 겨울철에 드물게 관찰되며, 푸른눈테해오라기는 2006년 군산에서 1개체가 구조된 기록이 있다.

 

 전 세계 36종의 저어새과 조류 중에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종은 5종이다. 이들은 갯벌, 논, 하구 등 수심이 얕은 습지에서 서식하며, 작은 어류나 새우류, 양서류, 수서 곤충, 우렁이 등을 잡아먹는다. 저어새는 남한과 북한의 접경 지역에 있는 무인도에서 주로 번식하며, 그 외에도 영광 칠산도, 강화 남단 각시바위, 인천 남동 유수지 인공 섬 등 접경 지역이 아닌 서해 연안에서도 번식한다. 1994년에 전 세계에 약 300여 개체만 살아남은 것으로 조사되어 국제적으로 절멸 위기에 처해 있었던 저어새는 이후 국제적 보호 노력으로 개체 수가 꾸준히 증가하여 현재 4,000개체 이상이 서식한다. 주로 여름철새이지만 제주도 등지에서 40개체 미만이 월동한다. 노랑부리 저어새는 흔하지 않은 겨울철새이다. 충남 천수만 간척지, 주남 저수지, 순천만, 한강 하구 등지에서 월동 하며, 10월 중순에 도래하여 3월 하순까지 관찰된다.

 

 전 세계 분포하는 19종의 황새류 중에 황새와 먹황새 2종이 우리나라에 서식한다. 이들은 논, 수심이 얕은 하천, 농 경지, 습지 등지에서 미꾸라지, 개구리, 뱀 등 어류, 양서류와 파충류 등을 잡아먹는다. 황새는 1970년 4월 충북 음성에서 번식하는 개체가 희생된 이후 야생 텃새 집단은 사라졌다. 1996년 이후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 독일, 일본에서 총 38개체를 도입하였으며, 약 160개체를 인공 증식하였다. 이 중 야생에 방사된 개체는 67개체이며, 2016년 이후 53개체가 야생에서 부화하였다. 먹황새는 앞이 트인 산림 가장자리 바위 절벽에서 번식한다. 1968년 경북 안동 가송리에서 번식이 확인된 이후 국내 번식 개체는 사라졌다. 먹황새는 오늘날 적은 수가 통과하는 나그네새이며 겨울철새이다. 전남 화순 동복호 일대, 경북 영주, 예천 일대 내성천 등지에서 적은 수가 월동한다.

 

 저어새과에 속하는 따오기는 과거 겨울철 새로 도래하였으며, 한반도에서는 북부지방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1978년 12월 이후 야생 개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2008년 이후 경남 창녕 우포에서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까지 4개체를 도입하여 총 401개체를 인공 증식하였고, 2019년 이후 40개체를 야생에 방사하였다. 검은머리흰따오기와 적갈색따오기가 저어새과에 속하며 이들은 길 잃은 새(미조)로서 몇 차례 관찰 기록만 있는 종이다.

 

 산림성 조류란 산림에서 번식 또는 월동을 하거나 이동 중 일시적으로 산림에 머무르는 조류로 우리나라에는 244종이 알려져 있다. 산림성 조류는 산림을 둥지와 먹이터로 하는 종류(강한 선호성)와 둥지 또는 먹이터로 사용하는 종(중간 선호성), 이동 중 머무르는 장소로 이용하는 종(약한 선호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강한 선호성 종은 188종류, 중간 선호성 종은 46종류, 약한 선호성 종은 10종류이다. 산림성 조류 밀도 조사는 2003년부터 광릉, 계방산, 금산, 제주도에서 장기생태연구로 진행되고 있으며, 2015년부터 백두대간으로 확대하여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덕유산, 지리산(산림, 하천, 농경지, 주거지 포함) 등지에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