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2020
우리나라 기상청은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기구와 공조하여 다자 협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지구 대기의 흐름, 대기와 해양의 상호 작용, 기후와 수문 관련 사안에 대해 권위 있는 목소리를 내는 유엔의 기상 분야 특화 기구이다. 1950년에 설립되어 현재 191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한 정부 간 기구로, 우리나라는 1956년에 68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였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2007년부터 세계기상기구의 집행 이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집행 이사회는 세계기상기구 과학 기술 프로그램의 조정과 예산 배정 등 주요 정책을 심의하고 총괄하는 핵심 집행 기구로 37개 회원국의 기상청장으로 구성된다. 201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7차 세계 기상 총회에서 우리나라 기상청장이 집행 이사로 당선되면서 우리나라는 3선 집행 이사국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는 세계기상기구를 중심으로 한 국제 기상 무대에서 신뢰 외교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국제 활동을 활발히 수행하며 우리 기상청의 위상을 높여온 긍정적 결과로 평가된다. 2016년 현재 대한민국의 세계기상기구 국가 분담금 기여율은 2.01%로 회원국 중 13위에 해당한다. 앞으로도 기상청은 국제 기상 커뮤니티 선도 그룹의 일원으로 기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제17차 세계 기상 총회에서 기상청이 그동안 교육 〮훈련 부분에서 두각을 보인 국제적 기여와 전문성을 인정받아 세계기상기구 지역훈련센터(RTC; Regional Training Center)로 공식 지정되었다. 이로써 대한민국 기상청은 그동안 축적해 온 전문 지식과 기술, 경험 등을 세계기상기구 회원국과 공유할 수 있는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세계기상기구 교육 정책에 부합하는 특화된 교육 과정을 마련하여 RTC 운영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글로벌 기후 변화 협상에서 독보적 권위를 지닌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 최초로 한국인 의장을 배출한 일도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IPCC는 기후 변화 문제에 대처하고자 1988년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 설립한 기구이다. 2015년 IPCC 의장 당선은 그간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의 노력이 국제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기상청은 IPCC 국내 전문가 육성 및 국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기후 변화 국제 협력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강화하고 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1994년 중국 기상청과 기상 협력 약정을 체결하면서 공식적 양국 협력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후 1996년 오스트레일리아 기상청, 1999년 러시아 기상청, 2000년 미국 기상청 등과 순차적으로 협력 관계를 확대 〮구축하면서 본격적인 양자 협력 활동을 추진하였다. 2013년 카타르와의 양자 협력 양해 각서 체결에 이어, 2015년 중동 지역 기상 서비스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기상 환경처와 양해 각서 체결이 추가되어 중동 지역 국가와의 기상 협력이 강화되고, 기상 산업 진출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 결과, 2016년 현재 17개국 및 5개 국제기구와 양자 간 협약을 체결하였다.
협력 대상과는 2 - 3년 주기의 양자 협력 회의 개최, 실무 그룹 운영, 전문가 파견 등의 방법으로 지속적인 호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 영국 등의 기상 선진국과는 차세대 기상 위성 기술, UM 모델 도입 및 운영 기술 등 최신 기상 기술 습득을 위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베트남, 몽골 등의 개발 도상국과는 국제 개발 협력 사업(ODA) 추진, 역량 개발 프로그램 운영 중심으로 상호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ODA의 역량 강화는 KOICA 및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1998년부터 시작되었으며, 현재까지 기상 예보관 연수 과정 등을 통해 69개국 7백여 명에 대해 기상 분야 연수생 훈련을 실시하였다. 이는 개발 도상국 기상청 직원들의 레이더 활용 능력 배양, 선진 예보 기술 습득, 수치 예보의 이해 및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개발 도상국 재해 기상 예측 능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ODA의 프로젝트 및 개발 컨설팅은 KOICA, WMO 등과 협력하여 2003년부터 시작되었다. 현재까지 몽골 항공 기상 현대화, 필리핀 재해 경감을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베트남 기상 재해 감시 시스템 현대화, 미얀마 기상 선진화 마스터 플랜 수립 등 20여 건의 사업을 시행하였다. 개발 도상국에 대규모 시스템 설치를 통한 기상 선진화를 지원함으로써 국내 기상 기술력을 홍보하고 대한민국 기상 브랜드 및 국내 민간 기상 기업 수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월드 프렌즈 퇴직 전문가 해외 파견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수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퇴직 전문가를 개발 도상국에 파견하여 기상 기술 지원 및 자문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기상 분야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베트남, 몽골, 케냐, 우즈베키스탄 등에 19회에 걸쳐 기상 자문관을 파견하여 자문 활동을 수행하였다. 특히 이들은 해당국 기상 기술 수요 파악과 국제 무대에서 한국 기상청의 위상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기상청은 기상 관련 기술 및 정책을 계획하고 논의하는 WMO 산하 기술위원회에 전문가 활동 등을 통해 활발히 참여하고 있으며, 2007년 기본체계위원회(CBS), 2009년 대기과학위원회(CAS), 2012년 여수 세계 박람회 기간에 해양학 및 해양기상 WMO/IOC 합동위원회(JCOMM) 및 2018년 농업기상위원회(CAgM) 총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였다. 또한, 전지구기상자료교환센터 (GISC-Seoul), 장기예보선도센터(LC-LRFMME), 장기예측국제조정사무소(S2S-ICO) 및 지역교육훈련센터(RTC-Korea)를 유치 〮운영함으로써 기후 예측 정보 공유 및 전 세계 기상 자료 실시간 수집 〮교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WMO 회원국 역량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기상청은 IPCC 주관 부처로서 1995년 제11차 IPCC 총회부터 현재까지 매년 2 - 3차례 관계 부처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을 구성하여 참석하고 있다. 2015년 10월, 제42차 IPCC 총회에서는 한국인 의장(이회성 교수)이 당선되는 쾌거를 달성했으며, 이회성 의장은 제6차 평가 보고서가 마무리되는 2023년까지 제6차 평가 보고서(AR6) 작성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2018년 10월의 제48차 IPCC 총회 국내(인천 송도) 개최로 많은 국내 전문가들의 IPCC 활동 참여 지원 및 독려 등 우리나라의 IPCC 참여를 주도하고, 관련 포럼 개최 등 국내 이해 확산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상청은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 시스템의 변화를 방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온실가스 농도를 안정시키기 위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정부 간 협상에 관계 정부 부처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상청은 현재 개발 도상국을 대상으로 자동 기상 관측 시스템(AWS) 구축, 천리안 위성 2A호 수신 〮분석 시스템 구축, 태풍 감시 〮예측 통합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