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2020
우리나라 백두대간 산줄기는 한반도 산체의 중심을 형성하고, 이어진 산줄기는 삼면의 바다로 뻗으며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섬진강의 큰 물줄기를 형성한다. 인간의 정주 공간인 도시와 마을, 생산 공간인 농경지, 갯벌은 독특한 동물상을 갖는다. 또한 비무장지대, 아고산대, 도서 지역은 이동성 동물의 중요한 중간 기착지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생물종은 대략 10만 종 정도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기록된 생물종은 총 52,628종이다. 이 중 동물계에 속하는 종은 30,675종으로 전체 기록종의 58.3%에 이른다. 분류군별로 나누면 척추동물 2,009종, 미삭동물 128종, 무척추동물 28,538종이다.
우리나라는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백두산 고산 지대와 두 개의 큰 강을 기준으로 대륙으로부터 구분되어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한반도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담수어류 및 곤충의 고유종 비율이 다른 분류군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고유종이란 지리적으로 한정된 지역이나 국가에만 분포하여 서식하는 생물 분류군을 가리키며, 전 세계에서 그 지역에만 서식하는 종을 말한다. 자생하는 것으로 밝혀진 생물 종 중에서 약 4.3%가 한반도 고유종이며, 고등 동물로는 포유류 1종, 조류 1종, 양서류 6종 그리고 어류 66종이 고유종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 생물의 경우 영해와 배타적 경제 수역 면적을 합한 총면적(약 43.8만 ㎢) 대비 단위 면적당 생물종(종 수/1,000㎢)이 32종으로 생물 다양성이 높은 편이고, 연안 습지의 생물종은 717종으로 나타난다. 한반도에 서식하는 고유 동물은 척추동물 74종, 미삭동물 1종, 무척추동물 1,716종으로 자생 동물 중 5.84%를 차지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Ⅰ,Ⅱ급) 267종 중 동물종은 176종이다. 국제적 멸종위기종(Ⅰ,Ⅱ,Ⅲ급) 34,473종 중 동물종은 4,563종이고, 먹는 것이 금지되는 야생동물은 31종, 포획 〮채취 등이 금지되는 야생동물은 479종, 인공 증식을 위한 포획 〮채취 허가대상 야생동물은 12종, 수출 〮수입 등 허가대상 야생동물은 568종이다. 한편 해양 생물의 경우 해양이나 연안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과 국내 고유종, 학술적 〮경제적으로 가치가 높은 80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고 있으며, 이 중 동물은 해양 포유동물 16종을 포함해 73종이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복원 사업은 반달가슴곰, 산양, 여우를 비롯한 황새, 따오기, 해마, 바다거북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전 및 증식을 위한 서식지 외 보전기관은 환경부 13개소, 해양수산부 15개소가 지정되어 있다. 해양동물전문구조 〮치료기관은 10곳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대형 포유류 및 상위 포식자의 감소, 즉 멧돼지나 고라니의 개체 수를 조절해 주는 맹금류의 멸종 등에 따라 소형, 중형 포유류가 증가하여 농작물과 경작지에 피해를 끼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외에도 일부 버려진 반려동물의 야생화로 인하여 동물 생태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처럼 유입 생물로 인한 생태계 교란 및 야생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과 재산 피해 예방 등을 위해 생태계 교란 동물, 유해야생동물, 야생화된 동물 등을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야생 동물에 대한 주요 위협 요인은 매년 만 개 전후로 수거되는 불법 엽구를 포함해서 단속 실적 수백 건의 밀렵과 밀거래, 로드킬, 2019년 기준 연간 1,960건의 고래 혼획 등이다.
동물의 지리적인 분포는 지형, 기후, 수문, 식생의 특성을 반영한 서식지 환경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동물은 식물에 비해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높고 이동성이 커서 동물 지리구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월리스의 동물 분포구계에 따르면 한반도는 아프리카 북부, 유럽, 아시아 대륙의 대부분이 포함되는 구북구계에 속한다. 한반도의 동물 지리구를 구획한 시도는 많지 않으나 포유류, 곤충류, 어류 등을 대상으로 부분적으로 시도되었다.
포유류와 조류는 분포와 식생대를 연계하여 한반도를 북방계의 한국고지소구와 남방계의 한국저지소구로 나누었다. 한국고지소구는 자연환경과 경관이 러시아 우수리 지방과 중국 동북부 지방의 북부와 비슷하며, 한대림이 발달하는 북한 묘향산맥, 개마고원, 우리나라 태백산맥 일부 고지대를 포함한다. 한국고지소구에 서식하는 포유류는 우수리땃쥐, 우는토끼, 북방애기박쥐, 검은담비, 무산쇠족제비, 대륙사슴 등이다. 조류로는 멧닭, 점박이멧새, 세가락딱따구리, 긴꼬리올빼미, 쇠오색딱따구리, 개미잡이 등이 서식한다.
한국저지소구는 온대림과 난대림이 발달하는 한국 서부, 중부 및 남부의 대부분을 포함하며 남한의 일부 고산(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을 제외하고는 산림 지대가 적고 경작지가 많으므로 산록 - 평야 지대에 서식하는 동물이 분포한다. 포유류는 붉은박쥐, 고라니, 쇠갈밭쥐, 멧돼지 등이, 조류는 흑비둘기, 크낙새, 뿔종다리, 직박구리, 동박새 등이 대표적이다.
한반도에 서식하는 나비류는 분포와 구성(구북구계와 동양계의 비율)을 바탕으로 4개의 지리구로 구분되었다. 구북구계에는 시베리아 아무르 지방에서 남진한 계통으로 함경산뱀눈나비, 백두산표범나비, 함경어리표범나비, 높은산부전나비 등이 분포한다. 남부 중국계에는 서부 중국, 몽골, 남만주 지방을 거쳐 압록강을 넘어온 계통인 홍줄나비, 공작나비, 눈나비 등이 대표적이다. 극동 특산종 및 격리 아종계는 은판나비, 신선나비, 황세줄나비 등이 산다. 동양계에는 일본 큐슈, 쓰시마, 오키나와에서 한국 남부로 이주해온 남방공작나비, 왕나비, 남방노랑나비, 사향제비나비 등이 서식한다.
담수어류는 우리나라 하천 수계와 민물고기의 지리적 분포에 기초하여 남한을 태백산맥 동쪽 강릉 남대천 이북의 동북한아지역, 영산강 수계에서 낙동강 수계까지 남해로 흐르는 유역의 남한아지역, 영광군의 소하천 이북의 서해로 유입되는 하천을 포함한 서한아지역으로 분포구가 나뉘었다.
동북한아지역에 분포하는 담수어류로 버들가지, 북방종개 등이 있으며, 모샘치, 연준모치, 종개 등 과거 아무르 하천에서 유래되었다고 보는 북방계 종이 있다. 남한아지역에는 모래주사, 왕종개, 수수미꾸리 등과 버들치, 쌀미꾸리 등의 북방계, 송사리, 꺽저기 등 일본 공통종이 있다. 서한아지역에 서식하는 종은 어름치, 감돌고기, 금강모치, 돌상어 등의 특산종이 있으며, 북방계의 새미, 연준모치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