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2권 2020
토양은 전통적으로 작물을 생산하는 기반 물질로서의 역할이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다. 최근 기후와 환경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대기, 식생, 물과 연접한 지표면 에너지 순환의 매개체로서 토양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토양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정보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많아지고 있고, 동시에 토양의 공간적인 분포와 시간적인 변화 과정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이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토양은 다양한 생태적 기능을 수행하며 우리에게 정주 공간 제공, 수자원 함양, 영양분 재순환, 생물 다양성 유지, 오염 물질 정화, 기후 변화 완화 및 적응 등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토양이 제공하는 다양하고 유익한 혜택을 토양 생태계 서비스(soil ecosystem services) 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토양이 제공해 주는 6가지 생태계 서비스를 화폐 가치로 산출하면 약 1,190조 원으로 추정된다. 토양 생태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토양의 질(soil quality) 혹은 토양 건강성(soil health)을 평가하고 잘 관리해야 한다. 토양의 질을 적절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토양의 기능(soil function)과 관련된 다양한 토양의 물리 〮화학적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유기물(soil organic matter)은 토양의 질에서 핵심적인 토양 특성으로 알려져 있다.
지표와 토양 내 동식물에 의해 공급되는 유기물은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토양 내 유기물의 양을 반영하는 토양의 탄소 저장량은 농경지의 탄소 수지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의 탄소 수지를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지표이다. 정밀 토양도의 층위별 유기물 함량과 용적 밀도 자료를 이용하여 1m 깊이까지 토양 유기 탄소 저장량을 추정한 결과, 우라나라의 토양 탄소 밀도는 약 5kg/m2이며 총 탄소 저장량은 447Gg이다. 토지 이용 형태별로 살펴보면 산림이 249Gg으로 가장 높으며, 농경지가 174Gg, 초지가 16Gg 등으로 나타난다.
현대의 산업화된 농업은 물을 집약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물 부족문제와 수질 오염을 악화시킨다. 더군다나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에 농업의 집약적인 물 사용을 줄이는 것은 기후 변화에 대한 핵심적인 적응 정책이다. 생태적인 유기 농업은 집약적인 관개의 필요성을 줄이며, 토양의 물 보유 능력을 향상시키고 수질을 향상시킨다. 토양이 지니고 있는 물 보유 능력은 식물 성장, 탄소 저장, 영양소 순환, 광합성률 등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토양 요소 중 하나이다. 토양의 물 보유 능력은 토양의 입자 크기, 유기물 함량 등을 고려한 토양 용적 밀도에 의해 결정되며 현재 토양의 물리적 상태와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된다. 뿐만 아니라 기후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증발산율을 조절하고, 빗물의 침투, 유출 등의 수문학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듯 물 보유 능력은 지구 생태계의 조화를 이루는 구성 요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물 보유 능력의 공간적 분포를 분석하여 토지 이용의 효율성과 기후 변화 적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먹는 작물들은 생육에 필요한 각종 무기 양분과 수분을 토양으로부터 흡수한다. 2020년에 생산된 쌀은 350만 톤으로, 토양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의 주식인 쌀이 생산될 수 있다. 우리나라 벼의 재배에 적합한 지역은 토양과 수리 조건이 맞는 하천 유역의 평탄한 충적 평야이다. 쌀 생산량의 지리적 분포를 보면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충청남도를 포함하는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량이 높게 나타난다.
산림 토양 위에서 자라고 있는 다양한 나무들은 각각 좋아하는 입지와 생육 환경이 다르다. 맞춤형 조림 지도(proper trees to afforest map)는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골라 심음’, 적지적수 (適地適樹)에 따라 전국 산림의 토양(토심, 토성, 건습도, 토양 유형), 기후, 지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를 바탕으로 나무 종류별로 심기에 유리한 적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