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1권  2019

출국과 입국

prevnext

 세계화 시대에 들어 물자, 자본, 정보, 기술 등이 초국적으로 이동함에 따라 사람 또한 국경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과거 해외를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은 특정 부류의 소수에 국한되었으나 지금은 다양한 부류의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도 과거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은 외교관, 외국 기업 주재원, 주한 미군, 화교로 국한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그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 결혼 이민자, 유학생 등 다양해졌다. 게다가 외국인 주민의 수가 부쩍 늘었으며 우리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외국인 주민 중 다수가 정주 의사를 가지고 있어 한국 사회는 급속히 다문화 사회로 전환하고 있다.

 

 지도에서 선들은 2017년도에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의 수를 그 체류 기간에 상관없이 국적별로 표시한 것이다. 입국자 수는 중국, 일본, 타이완, 미국, 타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러시아 순으로 많다. 중국 국적 입국자는 약 490만 명 그리고 일본 국적 입국자는 230만 명으로 이들을 합치면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절반이 넘는다. 다음으로 타이완과 미국 입국자가 90만 명대 수준으로 많고, 나머지 국가들은 50만 명 미만으로 격차가 있다. 요약하면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의 출입이 잦다. 또한 광복 이후 냉전 시기에 걸쳐 우호 관계를 맺어온 미국과 인적 교류가 활발하다.

 

 그래프는 외국인 입국자와 한국인 출국자 수의 추이를 보여 준다. 외국인 입국자와 한국인 출국자 수는 1960년까지만 해도 각각 만 명을 넘지 못했다. 외국인 입국자는 1970년에 10만 명, 그리고 1983년에는 100만 명을 돌파하였다. 2005년에는 500만 명, 2012년 1,000만 명을 넘어섰다. 2018년 외국인 입국자는 약 1,563만 명이다. 최근 상승세가 꺾인 것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반발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인 출국자는 1973년에 10만 명, 1988년에 100만 명, 2000년에 500만 명, 2006년에 1,000만 명, 2016년에 2,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18년 현재 약 2,895만 명이다. 전통적으로 외국인 입국자 수가 한국인 출국자보다 많았었다. 즉, 1988년 이전까지만 해도 외국인 입국자는 한국인 출국자 보다 2배가량 많았다. 하지만 1989년에 국민 해외여행이 전면 자유화되면서 한국인 출국자 수는 외국인 입국자를 앞질렀으며 한때 경기 불황으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한국인 출국과 외국인 입국을 출입국지별로 살펴보면 2018년 현재 한국인 출국자 상당수가 인천공항(74%)을 통해 해외로 나가며 다음으로 김해공항(14%), 김포공항(4%), 부산항(2%)을 이용한다. 외국인 입국자 또한 다수가 인천공항(69%), 김포공항(7%), 인천항(3%) 등 수도권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며 김해공항(8%), 제주공항(5%), 부산항(3%)을 이용하기도 한다.

 

 한국인의 출국과 외국인의 입국 현황을 통해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인적 교류를 민간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정부는 인적 교류가 용이하도록 2017년 말 현재 세계 106개 국가와 사증(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했다. 이중 일반 여권 소지자에게도 사증을 면제하는 협정을 체결한 국가의 수는 69개에 달한다. 또한 한국은 국제관례, 상호주의, 국가 이익 등을 고려하여 무사증 입국 허가 대상 국가를 따로 지정하고 있다. 외교 · 관용 여권을 요구하거나 체류 기간에 차등을 두고 있지만 교류 활성화를 위해 48개 국가 혹은 지역 출신 국민에게 무사증으로 입국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아시아 6개, 아메리카 7개, 유럽 11개, 오세아니아 13개, 아프리카 · 중동 11개). 역으로 외교 · 관용 여권 소지자로 제한하거나 추가적인 서류를 요구하기도 하며 체류 가능 기간 또한 상이하지만 한국인이 무사증으로 입국이 가능한 곳은 2017년 현재 아시아 10개, 아메리카 8개, 유럽 19개, 오세아니아 13개, 아프리카 · 중동 9개 등 총 59개 국가 또는 지역에 달한다.

 

 위 지도는 2017년 한 해 동안 장기 체류 비자로 한국으로 들어온 외국인이 어느 나라에서 어떤 목적으로 들어 왔는지를 보여 준다. 체류 목적은 소지하고 있는 비자로 파악할 수 있는데, 8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A형(외교, 공무, 협정), B형(사증 면제, 관광), C형(일시 취재, 단기 방문, 단기 취업), D형(문화 예술, 유학, 기술 연수, 일반 연수, 취재, 종교, 주재, 기업 투자, 무역 경영, 구직), E형(교수, 회화 지도, 연구, 기술 지도, 전문 직업, 예술 흥행, 특정 활동, 비전문 취업, 선원 취업), F형(방문 동거, 거주, 동반, 재외 동포, 영주, 결혼 이민), G형(기타), H형(관광 취업, 방문 취업)이 그것이다. 장기 체류 비자 외국인 입국자는 중국이 약 15만 7천 명으로 가장 많은데 재중 동포(조선족)가 친지 방문이나 취업을 위해 입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국 다음으로는 타이가 약 7만 2천 명, 베트남 약 4만 8천 명, 미국 약 2만 명, 러시아 약 1만 9천 명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약 1만 8천 명 등이다.

 

 2017년 현재 외국인 주민의 수는 약 186만 명에 달해 전체 인구의 약 3.6%를 차지하고 있다. 1990년 약 6만 5천 명으로 0.15%에 불과했던 것에 비춰 볼 때 비약적으로 성장하였다. 양적 성장과 더불어 외국인 이주민의 사회적 특성 또한 변하였다. 우선 출신 국가가 다양해지고 구성이 바뀌었다. 1990년만 하더라도 타이완인이 등록 외국인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미국인 그리고 일본인 순으로 많았으며 이들이 거의 전체 90%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현재는 중국인이 절반을 넘게 차지하며 다음으로 베트남인, 타이인, 미국인, 필리핀인 순으로 변하였다. 주로 재중 동포(조선족)로 구성된 중국인의 비중이 높아진 이유는 1992년 한중 수교를 바탕으로 중국의 개혁 개방에 따른 인력 송출을 장려하는 정책과 우리나라의 생산직 인력난 해소를 위한 해외 동포의 우선적 채용 정책이 맞물린 덕이다.

 

 이주 목적 측면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과거 상당 기간 동안 외국인 이주민은 화교를 제외하면 외교관, 주한 미군, 외국 기업의 주재원과 그 가족이 다수였으나, 1990년대 이후 단순 노무직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주민, 외국인 유학생이 주요 이주 목적별 유형이 되었다. 여전히 남성보다 적은 수이지만 한국인 결혼 대상자의 부족 그리고 가사 · 육아 도우미, 간병인 등 서비스 인력에 대한 수요로 인해 다수의 여성이 이주해 왔다. 조선족을 중심으로 한 해외 동포의 대거 유입과 탈북자라 불리는 북한 이탈 주민의 지속적 유입은 여타 선진국과는 다른 우리 사회의 특수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