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1권  2019

국토 공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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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는 예전부터 산과 강, 바다가 비단에 수를 놓은 듯이 아름답다고 하여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고 불려 왔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국토가 분단되고 황폐화되었다. 전국의 산업 시설과 공공 시설은 물론 많은 주택이 파괴되었고, 특히 남한은 지하자원, 산림 자원, 에너지 자원이 부족하게 되었고, 경제와 산업 기반이 붕괴되었다. 1960년대 초까지는 주로 외국의 원조를 이용한 공공 시설 복구 사업 등 전쟁의 피해를 복구하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6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의 국토 변화는 정부 주도의 국토 개발 사업과 도시화 및 산업화로 인한 발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국토 개발 사업과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도시화가 가속화되었으며 이에 따라 도시의 성장과 도시 권역의 확대가 이루어졌다.

 

 196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정부 주도의 계획적 국토 개발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는 단기간에 개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성장 거점 이론에 따라 개발 효과가 큰 지역을 개발하고 그 효과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거점 개발로 인해 주변 지역의 인구와 자본이 성장 거점으로 유출되어 지역 격차가 심화되는 문제가 발생하였고, 이후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균형 개발 정책이 추진되었다.

 

 서울, 인천, 울산 등은 공업 단지로 개발하여 주변 지역으로의 파급 효과를 위해 특정 지역으로 지정되어 특정 지역 개발 사업이 이루어졌고, 산업화의 진전을 위해 1960년대 초반부터 울산과 서울을 시작으로 산업 단지 조성 사업이 시작되었다. 또한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산업 단지 주변에 공업 도시 건설 사업이 병행되어 울산, 여천, 포항, 구미 등 중화학 공업 중심의 도시들이 성장하고 인구가 집중하였다.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수출을 통한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 공업 단지(현 산업 단지)와 공업 도시를 조성하여 수출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하였다. 1962년 울산 공업 단지, 1964년 서울한국 수출 산업 공업 단지(구로 공단)를 시작으로,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 여천(여수), 포항, 구미, 인천, 창원, 반월(안산) 등 여러 지역에 공업 단지 조성 및 공업 도시 건설이 이루어졌다.

 

 1960년대 들어 수자원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1965년 섬진강 유역에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댐인 섬진강 댐을 건설하였다. 1970~1980년대에 다목적 댐 건설이 많이 이루어졌는데, 소양강 댐, 대청 댐, 충주 댐 등이 대표적이고, 수력 발전 시설을 갖추고 있다. 2009년부터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퇴적토 준설, 댐 건설 등이 이루어졌다. 1978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 원자력 1호기가 준공되어 가동을 시작하였고, 이후 월성, 울진, 영광 등에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되어 가동 중이다.

 

 도시화는 인구적·물리적·사회 행태적·경제적 측면에서 도시적 특성이 나타나고 강화되는 과정이다. 점으로서의 도시화는 도시의 수가 증가하는 현상으로, 도시 수가 증가하면 상대적으로 농촌 지역이 줄어들고 농림어업직 종사자 수도 감소하게 된다. 한편 면으로서의 도시화는 기존의 도시 영역이 확대되어 도시 주변의 농촌 지역을 도시로 바꾸는 대도시권화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도시 성장은 이촌향도(離村向都)와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인한 대도시권화가 특징이다. 1960년대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도시에 2·3차 산업이 발달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농촌 인구가 도시로 대거 이동하였다.

 

 도시화율은 전체 인구 중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 비중을 나타낸 것으로 도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1980년대까지 급증세를 보이다가 그 이후 완만해지고 있다. 1970~1980년대의 급격한 도시화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그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이에 농촌에서는 노동력 부족과 경지 이용률 하락, 고령화 현상이 발생하였고, 공동체 유지에 필요한 최소 수요를 달성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발생하였다. 한편 도시에서는 과도한 인구와 산업의 집중으로 주택 부족, 교통 체증 등의 사회 문제가 발생하였고 공해와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해졌다.

 

 한편, 도시의 성장을 살펴보면 수도권의 비대화와 더불어 남동 임해 공업 지역을 배경으로 한 항만 도시들의 성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두 권역이 경부축을 따라 연결된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데, 이는 경부축을 따라 산업화가 이루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수도권의 발달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도 서울로의 과도한 집중이 이루어졌고, 인근 경기도의 위성 도시 발달로 인해 수도권의 대도시권화가 나타났다. 서울의 인구 성장은 1990년대부터 정체 및 감소 추세지만 인접 위성 도시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서울 대도시권으로의 인구 집중이 지속되고 있다.

 

 2000년대부터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이 추진되었는데, 그 결과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하였고 행정 중심 복합도시가 건설되었다. 또한 공공 기관의 지방 이전과 더불어 비수도권에 혁신 도시들이 조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