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1권 2019
혼일강리역대국지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1402년(태종 2)에 대사성 권근(權近), 좌정승 김사형(金士衡), 우정승 이무(李茂), 검상 이회(李薈)가 만든 세계 지도를 후대에 모사한 지도이다. 중앙에는 중국, 동쪽은 조선과 일본, 서쪽으로는 유럽·아프리카에 이르는 구대륙 전역을 포괄하고 있다. 아라비아 서쪽의 지역은 원나라 때 유입된 이슬람 지도학의 영향으로 그려질 수 있었다. 중화적 세계관에 기초하면서 미지의 세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던 당시 개방적인 대외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하단의 서문에 의하면, 이 지도는 중국의 「성교광피도(聲敎廣被圖)」와 「혼일강리도(混一疆理圖)」, 조선의 전도(全圖), 그리고 일본의 지도를 합하여 새롭게 편집·제작한 것이다. 15세기 초의 세계 지도로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지도 중의 하나이며, 특히 아프리카 대륙을 온전하게 표현한 최초의 지도로 평가받고 있다.
천하도지도
조선에서 그려진 서구식 세계 지도로, 서양 선교사 알레니(艾儒略)의 「직방외기(職方外紀)」에 수록된 「만국전도 (萬國全圖)」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마테오 리치의 「곤여만국전도(坤輿萬國全圖)」와 같이 지도의 중앙 경선을 태평양 중앙에 둠으로써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를 중앙 부분에 배치하였다. 이는 전통적인 중화사상을 고려하여 의도적으로 유럽 중심의 구도를 태평양 중심의 구도로 바꾼 것이다.
남방의 대륙은 미지의 땅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오세아니아 대륙을 비롯한 남방이 탐험되기 이전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알레니의 「만국전도」에는 없는 동해와 황해의 지명이 ‘소동해(小東海)’와 ‘소서해(小西海)’ 등으로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다.
천하도
조선 후기 민간의 사대부 계층을 중심으로 널리 유행했던 원형의 천하도이다. 지도는 원 안에 그려져 있는데 제일 안쪽부터 내대륙-내해-외대륙-외해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내대륙에는 중국, 조선, 안남, 인도 등의 당시 실재했던 나라들이 그려져 있다. 내해에는 일본국, 유구국 등의 실재하는 나라들과 일목국(一目國), 대인국(大人國), 삼수국(三首國) 등 중국의 고전인 「산해경(山海經)」에 나오는 가상의 나라들이 혼재되어 있다. 외대륙에는 대부분 가상의 나라들로 채워져 있다.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전통적인 천지관과 중화적 세계관, 신선사상 등이 반영된 독특한 세계 지도이다.
지구전후도
1834년에 최한기가 중국 장정부(莊廷尃)의 「지구도」를 목판으로 중간한 동서반구도이다. 「지구후도(地球後圖)」의 좌측 하단에 간기(刊記)와 제작자가 표시되어 있는데 태연재(泰然齋)는 최한기의 당호(堂號)이다. 이 지도는 양반 구도로 되어 있는 페르비스트의 「곤여전도(坤輿全圖)」와 다소의 차이가 있는데, 주변으로 가면서 경선 간격이 넓어지는 「곤여전도」와 달리 등간격의 경선으로 그려져 있다. 현재의 반구도에서는 볼 수 없는 24절기가 표시되어 있고, 적도와 황도, 남북회귀선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곤여전도」와 달리 오세아니아 대륙이 남극 대륙과 분리되어 이 지역이 탐험된 이후의 지도임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