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1권  2019

공적 개발 원조

prevnext

 우리나라는 20세기 전반부 일제 강점기와 6 · 25 전쟁으로 인한 역경 속에서 세계 정치 경제의 주변부에 머물렀으나,이후 급속한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루어냈다. 이러한 발전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대회 개최, 1991년 유엔 가입,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으로 가시화되었다. 이처럼 국제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져가면서 우리나라가 어려운 처지에 있는 다른 나라들을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국내외에서 높아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발전 과정이 서구 선진국과 달라 그 개발 경험과 노하우가 현재 개발 도상국들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더해졌다.

 

 국제 개발 협력과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정부 수립 이후 40여 년 동안 원조 수혜국이었다. 1945년 광복 및 6 · 25 전쟁 이후 공업화를 촉진하는 과정에서 12.7억 원의 원조를 제공받았다. 그 후 경제 성장이 본격화되고 선진국으로부터 외자 도입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원조 수혜 규모가 점점 감소하였다. 결국 우리나라는 1995년 세계은행(WB: World Bank)의 차관 대상국 명단과 2000년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수혜국 명단에서 제외됨으로써 공식적으로 원조 수혜국의 지위를 탈피하였다.

 

 우리나라가 원조 공여를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당시 공여는 국제기구 및 다른 공여국의 지원에 기초하여 삼각 협력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독자적이고 본격적인 국제 개발 협력은 1980년대 후반 이후라 할 수 있다. 정부는 개발 도상국에 대한 양허성 차관을 지원하고자 1987년에 대외 경제협력기금(EDCF: 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을 설립하였고, 1991년에는 무상 원조를 전담하기 위한 기관으로 외무부 산하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을 설립하였다.

 

 본 장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국제 개발 협력의 현황과 추이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양자 또는 다자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공적 개발 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추이와 현황을 살펴보고, 해외 봉사단원 파견을 분야별로 그리고 수혜국별로 나누어 고찰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개별 국가들의 이해와 요구에 맞춘 각종 지원 사업을 기획 및 실행하고 있다. 이에 아시아, 중동, 동유럽, 독립국가연합(CIS),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아프리카로 나누어 해당 지역 국가들에 대한 우리나라의 지원 사업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국제 사회에서 높아진 위상과 그에 상응한 역할을 수행하려는 노력을 확인하고자 한다.

 

 공적 개발 원조(ODA)란 ‘중앙 및 지방 정부를 포함한 공공 기관이나 이들의 집행 기관이 개발 도상국의 경제 개발과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해당 국가나 국제기구에 양허적 성격으로 제공하는 자금의 흐름’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여 그 일원으로서 원조 활동을 하고 있다. 위 지도는 2006년에서 2017년까지 우리나라가 제공한 수혜국 1인당 누적 무상 원조액을 보여 준다. 또한 2018년 현재까지 우리나라 정부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을 통해 세계 각국에 파견한 봉사단원을 공공 행정, 교육, 농림수산, 보건, 산업 에너지, 기타 등의 분야별로 보여 준다. 이를 통해 다수의 봉사단원들이 교육, 농림수산, 보건 분야로 세계 각지에 파견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래프의 선은 명목 국민 총소득(GNI) 대비 공적 개발 원조 비율을 보여 준다. 우리나라는 1990년 이후 그 지원 규모를 꾸준히 높여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2005년에 그 비율이 0.1%로 급증했던 것은 예외적으로 남부 아시아에 발생한 지진 해일로 인한 복구를 돕기 위함이었다. 또한 1990년 1달러였던 우리나라의 1인당 공적 개발 원조액은 2018년 현재 46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공적 개발 원조는 공여국과 수혜국 간의 직접적인 지원을 의미하는 양자 간 원조와 공여국이 국제기구에 출연 혹은 출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다자간 원조로 나뉜다. 양자 간 원조는 증여율이 100%인 무상 원조와 증여율이 25% 이상 100% 미만인 유상 원조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다자간 원조는 출연, 출자, 양허성 차관으로 각각 세분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모든 유형의 원조액 규모를 지속적으로 높여 왔다. 1990년 1천 2백만 달러였던 양자 간 원조액은 2018년 약 17억 3천만 달러로, 동일 기간에 4천 9백만 달러였던 다자 간 원조는 약 6억 2천만 달러로 급증했다. 참고로 2018년 양자 간 원조에서 무상 원조와 유상 원조의 비율은 약 2 대 1이다. 원조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는 우리나라가 개발 도상국 발전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에 일조하고 있음은 물론 그 역할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