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집 1권  2019

북한의 인구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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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 이후 1946년 북한 지역의 전체 인구는 약 926만 명 정도였다. 그러나 6·25 전쟁을 겪으면서 급감하여 1953년에는 약 849만 명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이후 점진적으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1958년에 처음으로 전체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었고, 1980년대 후반에 2,0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북한 중앙통계국이 공표한 인구 자료에 따르면, 경제난 등의 영향으로 북한 지역의 인구는 1992년에 처음으로 순감소를 기록하였다. 이후 1993년부터 매년 꾸준히 약 1% 내외의 인구 성장률을 기록하여 2004년에 전체 인구가 2,400만 명을, 그리고 2017년에는 2,5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지역의 인구는 주로 고도가 낮고 평야 지대인 남서 지역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평양직할시를 중심으로 평안남도 지역의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반면에 산악 지대가 많은 북동 지역(자강도, 양강도, 함경북도, 함경남도, 강원도)은 혜산시, 청진시, 함흥시, 강계시 등 일부 도시와 동해 연안 지대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낮은 인구 밀도를 보이고 있다.

 

 유엔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2008년 북한 지역의 5세 이상 이주 인구는 총 234,817명으로 전체 인구의 1%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데, 이는 북한의 지역 간 인구 이동이 활발한 편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 준다. 도별로 이동자 수를 살펴보면, 평양직할시와 평안남도의 이주 인구가 가장 많다. 특히 평양직할시의 경우 북한 지역 전체 전입 인구의 28.3%를 차지하고 있어(전출 인구는 10.2%), 전체 북한 지역에서 가장 높은 비율과 많은 수의 전입 인구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 다른 북한 지역 중에서 평안남도와 함경북도만이 전입 인구가 전출 인구보다 많고, 나머지 지역 모두 높은 인구 유출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함경남도는 전출 인구가 전입 인구의 약 2배에 가까울 정도로 인구 유출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평양직할시의 경우 전체 전입 인구의 30.2%가 평안남도 출신이며, 뒤를 이어 황해북도가 13.6%, 평안북도가 13%를 차지하고 있다. 평양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대체로 전입 인구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평양의 전출 인구는 평안남도가 40.2%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 외 다른 지역들로의 전출은 전반적으로 고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평양의 전입 및 전출 인구의 구성에서 또 다른 독특한 양상은 다른 지역보다 양강도와 자강도로의 인구 이동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평양에서 양강도와 자강도로의 전출 인구 비율은 0.01%와 0.03%이며, 양강도와 자강도에서 평양으로의 전입 인구는 0.03%와 0.04%에 그치고 있다. 이는 양강도와 자강도의 인구가 적다는 사실과도 연관지어 볼 수 있으나, 비슷한 인구 규모를 가진 강원도의 경우 평양으로의 전출 인구는 8.5%, 전입 인구는 14.3%인 것을 고려하면, 북한 지역의 대표적 낙후 지역인 양강도와 자강도의 사회 · 경제적 조건과도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현재 북한 지역은 총인구의 64.6%가 도시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평양직할시의 경우 도시 전체 인구의 86.7%가 시가화된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북한 지역에서 도시화가 가장 많이 진행된 지역이다. 뒤를 이어 나진 · 선봉 경제특구, 청진시 등의 주요 도시가 있는 함경북도는 전체 인구의 70.7%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남포특별시가 소재한 평안남도는 64.9%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어 북한 지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도시화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외의 다른 도들은 모두 평균 이하의 도시화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북한 지역은 도시화에 있어 지역 간 불균형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도시화 과정을 살펴보면, 북한 지역은 광복 이후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빠른 도시화를 경험하였다. 도시화율은 1953년 31%에서 1976년 56.7%로 빠르게 증가하였으나, 그 이후의 도시화 추세는 매우 더딘 상태이다. 그러나 2018 UN 세계 도시화 전망(UN World Urbanization Prospects)에 따르면 도시화율은 2018년 이후 다시 빠르게 증가하여 2041년에는 70%를 넘어서고 2050년에는 74.2%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8년 현재 북한의 최대 도시는 평양직할시로 전체 인구는 325만 5천 명이며, 그 뒤를 함경남도 함흥(76만 8천 명)과 함경북도 청진(66만 7천 명)이 따르고 있다. 그러나 인구가 백만 명 이상인 도시는 평양뿐이며, 50만 명 이상인 도시는 2개, 10만 명 이상인 도시는 18개에 불과하다. 평양시의 인구는 2017년 3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보도되기도 하였으나, 2017년부터 북한 당국에서 평양시 인구를 대폭 줄이려는 인구 축소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도시 순위 변화를 살펴보면, 1940년에는 평양 ― 청진 ― 원산 ― 함흥의 순서였다. 1967년에는 함흥시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평양 ― 함흥 ― 청진 ― 원산의 순서였으나, 1982년에는 청진이 다시 제2위의 도시로 올라서서 평양 ― 청진 ― 함흥 ― 원산의 순서를 나타냈다. 1990년대 이후로 다시 함흥시가 추월하였고, 남포시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2008년 현재 평양 ― 함흥 ― 청진 ― 남포의 도시 순위를 나타내고 있다.

 

 북한 지역 도시 발달의 주요한 경향은 서부의 평양 ~ 남포와 동부의 함흥 ~ 청진의 두 축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 북부 지역의 혜산시, 강계시, 신의주시 등과 중부 지역의 평성시, 개천시, 순천시, 덕천시 등이 80% 이상의 높은 도시화율을 보이고 있는 도시들이다.